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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내 철학, 돈 넘어설 새 가치 찾는 투쟁”

등록 2013-09-27 21:09수정 2013-09-27 22:24

프랑스의 철학자 알랭 바디우,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프랑스의 철학자 알랭 바디우,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프 철학자 알랭 바디우 첫 방한
상대주의 맞서 보편적 가치 추구
“자본주의 탈피 다른 삶 찾아야”
“오늘날 존재하는 유일한 보편적 가치는 돈입니다. 우리는 다른 보편적 가치, 사적인 이익에 대항하는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야 합니다. 내가 철학을 통해 주체와 진리에 대해 이야기해온 것은 이런 보편적 가치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전투였습니다. 현재의 자본주의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가치를 제시해야 합니다. 새로운 생각 없이 새로운 세계는 없습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프랑스의 철학자 알랭 바디우(76)는 27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철학을 보편적 가치에 대한 추구로 규정했다. 세계적인 명성의 좌파 지식인인 그는 이날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 콘퍼런스 ‘멈춰라, 생각하라’에 참석하기 위해 25일 입국했다. 바디우는 <존재와 사건>, <세계의 논리> 등의 저서를 통해 포스트모더니즘의 상대주의에 맞서 보편적 진리와 주체를 재구성하려고 시도해왔으며, 제도권 정치와 자본주의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오늘날 젊은이들에 대한 조언을 묻는 질문에 바디우는 “현재 자본주의 세계는 젊은이들에게 ‘시장에서 소비자가 돼라’는 것 이외에는 어떤 가치도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다. 다른 가치, 다른 삶의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 내 생각에 다른 가치는 다른 형태의 집단적인 삶에 있다.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는 개인주의, 이기주의이기 때문이다. 그 구체적 내용은 여러분 자신이 만들어야 하지만 한가지 철학적 조언을 한다면 ‘언제나 어떤 이익을 만족시키는 것을 추구하지 말고 보편적인 것을 추구하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바디우는 현재 선거와 정당을 주축으로 하는 의회민주주의 체제에 대해 “사실상 자본주의 체제 유지를 위해 복무하는 과두정치에 불과하다”며 “진정한 민주주의는 모든 인민에게 권력이 주어져 있는 체제”라고 말했다. 그는 ‘공산주의’를 ‘사적 소유와 금융지배로부터 벗어나 다른 형태의 사회를 조직하려는 시도’라고 정의한 뒤, “이는 과거에 존재했던 억압적 사회주의 국가와도 다르고, 지금 자본주의 모델과도 다른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서도 “공산주의와 전혀 관계없는 군국주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체제”라고 비판하고 “따라서 앞으로 건설할 한국은 남한도 북한도 아닌 새로운 한국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자본주의 세계, 금융 독재가 이루어지고 있는 세계는 정말 절망적이지만, 우리는 이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희망을 가져야 한다. 언제나 무엇이든 할 일이 있다. 다만 그것을 원하고 할 일을 찾으면 된다. 절대로 절망을 선전하는 프로파간다에 넘어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디우는 이날부터 29일까지 콘퍼런스 참석, 30일 마석 모란공원과 쌍용차 해고노동자 단식농성 현장 방문, 새달 1일 공개강연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2일 한국을 떠난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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