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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규동·창석씨 2대 걸친 ‘비자금 관리인’

등록 2013-08-06 20:51수정 2013-08-06 22:37

왼쪽부터 전 전두환 대통령의 장인 이규동씨, 처남 이창석(62)씨
왼쪽부터 전 전두환 대통령의 장인 이규동씨, 처남 이창석(62)씨
검찰, 이창석씨 왜 주목하나
법원 판결문 잇따라
“평소 재산관리인 역할”

이규동씨 박정희정권부터
권력유착형 재테크 전형

창석씨 부인 계좌엔
전씨 비자금 섞여있기도

전두환(82) 전 대통령 은닉재산 환수와 관련해 검찰이 처남 이창석(62·오른쪽 사진)씨를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이씨 부부와 그의 아버지(전 전 대통령 장인) 이규동(왼쪽 사진) 전 대한노인회장이 2대에 걸쳐 전 전 대통령 비자금을 관리해준 사실이 과거 수사·재판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이규동씨는 박정희·전두환 두 정권에 걸쳐 ‘권력유착형 재테크’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창석씨는 줄곧 자신의 재산은 아버지에게서 적법하게 물려받은 것으로 전 전 대통령 비자금과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 차남 전재용(49)씨의 조세포탈 사건 판결문과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판결문 등에는 이창석씨 부자가 지속적으로 비자금을 관리해온 정황이 드러나 있다.

이규동씨는 1911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나 일제시대 만주군에서 보급을 담당하는 경리관을 지냈고 해방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군사관학교 2기 동기로 군생활을 이어갔다. 육군본부 경리감 등을 지내다 1960년 예편한 뒤 농협중앙회 이사 등 민간 요직을 두루 거쳤고, 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대한노인회장을 지냈다. 이규동씨는 거액의 재산 형성에 대해 ‘예편 뒤 군 사격장 주변 땅을 샀는데 사격장이 폐쇄되면서 땅값이 6~7배 올랐다’고 1988년 언론 인터뷰에서 해명했다. 그러나 군 출신인 동생 이규광씨가 유신 말기 박 전 대통령의 사설 정보대장을 지낸 정황 등을 종합하면, 권력유착을 통해 부동산 관련 정보를 미리 얻었다는 의혹을 산다.

이규동씨는 사위가 대통령이 된 1980년대 급격히 재산을 증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1988년 5공 청문회 때 이씨의 비리 의혹이 쏟아졌다. 당시 여당이던 민정당조차 이씨의 오산 평화농장 특혜 의혹, 이창석씨 관련 비리 의혹 등을 5공 비리 조사대상으로 선정했다. 당시 검찰은 이씨의 청탁 없이 지자체장이 개인 결정으로 특혜를 줬다고 판단해 부실 수사라는 비난을 샀다.

5공 비리 조사특위는 전 전 대통령 재산도피 관련 조사대상자로 이규동·이규광·이규승 형제, 이창석·이신자·이정순 남매 등 이규동씨 집안 인물 6명을 선정했다. 그러나 당시 노태우 정부는 이들의 해외여행 자료 등 야당이 요구한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이규광씨와 이규승씨 둘다 1980년대에 5공 비리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규동씨는 형사처벌을 피했지만, 그가 전 전 대통령 비자금 채권을 관리하다 전재용씨에게 증여한 사실이 훗날 전재용씨 조세포탈 사건 재판에서 드러났다. 전재용씨는 형사재판 패소 뒤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냈으나 다시 패소했다. 이때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규동씨는 전 전 대통령의 부탁을 받아 전 전 대통령의 자금으로 이 사건 채권을 취득하여 원고에게 교부하는 등 평소 전 전 대통령의 재산 관리인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판결 근거로 명시했다.

이창석씨 부부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곳간지기’ 역할을 했다. 이창석씨 부인 홍정녀(61)씨의 계좌에 전 전 대통령 비자금이 섞여 있는 사실이 전재용씨 조세포탈 사건 재판에서 밝혀졌다. 1989년 전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씨가 가등기해 소유했던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토지를 이창석씨가 넘겨받아 소유해오다 2006년 조카인 전 전 대통령의 딸 효선(51)씨에게 증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또 이창석씨는 2006년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 임야를 시가의 10%에 못 미치는 헐값(28억원)에 전재용씨에게 매각해 사실상 재산을 증여했다. 이 때문에 땅의 실소유주가 전 전 대통령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창석씨가 5공화국 당시 전 전 대통령의 권력에 기대 포항제철 납품업체인 ‘동일’을 운영하면서 횡령·탈세 비리를 저지르는 등 혜택을 누렸기 때문에 비자금 관리인 역할을 할 동기도 존재한다.

이창석씨는 전재용씨와 삼원코리아 등 여러개의 사업체를 공동 운영하고 부동산 거래를 함께 한 사실이 최근 <한겨레> 보도로 드러나, 그가 전 전 대통령 은닉재산을 관리한다는 의혹이 더 짙어졌다.

이창석씨의 현재 재산은 △경기도 화성 평화농장 땅 등 이규동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 △‘동일’ 횡령금으로 구입한 부동산 △전 전 대통령 시절 권력유착을 통해 증식한 재산 △본인이 관리하는 전 전 대통령 은닉재산 등으로 구성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등기부 자료 등을 종합하면, 이들 자산은 3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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