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홍익대 취업진로지원센터 옆 취업정보 게시판 앞으로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서울 신림동에서 고시공부를 하고 있는 김아무개씨는 지난해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김씨는 여자친구 이아무개씨가 먼저 시험에 합격한 뒤 예전보다 더 많이 다투었다고 했다. 이씨는 공무원이 된 뒤 사회 생활을 시작하자 남자친구 김씨와 만나는 빈도가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김씨는 자신이 이씨의 공부를 격려하며 뒷바라지한 것이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서운함도 컸다. 결국 ‘고시촌’ 커플은 결혼과 취업 등 현실적인 고민 앞에서 갈라설 수 밖에 없었다.
극심한 취업난이 젊은이들의 연애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8일 취업포털 커리어가 구직자 42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해 내놓은 결과를 보면, 구직자의 41.3%가 취업을 못해 애인과 이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별을 통보한 쪽은 ‘애인’이라는 응답이 64%, ‘자기 자신’이라는 대답이 36%의 비율이었다.
자신이 이별을 통보했다는 응답자는 ‘미취업 중인 자신의 모습을 보이기 자존심 상해서’(35.6%)를 가장 많은 결별 이유로 꼽았다. 다음으로는 ‘선물이나 데이트 비용이 부담돼서’(20.9%), ‘취업준비로 시간적 여력이 없어서’(15.4 %)가 뒤를 이었다. ‘애인이 취업 준비 중인 자신의 상황을 무시해서’(10.6%)라는 응답도 ‘자존심 상한다’는 답처럼 많이 나왔다. 이밖에 ‘연인이 더 좋은 사람을 만나기 바라서’(10.6%)와 ‘취업준비에 도움이 되는 다른 애인을 만나기 위해’(5.1%)라는 응답도 있었다.
이별 통보를 받은 쪽은 충격이 컸다. 취업준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묻자, ‘공부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가 48.5%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실제 성적 등이 떨어질 정도로 영향이 컸다’(13.9%)도 순위에 올랐다. 10명 가운데 2명 정도 만이 ‘더욱 독하게 준비에 매진했다’(19.8%)고 했다.
‘취업준비생의 연애’에 대해서는 61.4%의 구직자가 ‘긍정적이다’는 의견이었다. 그 이유로는 ‘정서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어서’(34.4%)와 ‘어려움을 극복하며 더욱 애틋해질 수 있어서’(20.8%) 등이 꼽혔다. ‘스트레스를 함께 해소할 수 있는 대상이 있어서’(20%), ‘서로 정보를 나누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서’(19.2%) 등의 의견이 뒤를 이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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