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때 4년새 매출 6배 껑충
정치권 로비 수사로 번질 수도
검찰, 회사 ‘기획부도’ 여부도 살펴
정치권 로비 수사로 번질 수도
검찰, 회사 ‘기획부도’ 여부도 살펴
이명박 정부 당시 급성장했던 중소 건설업체 대표가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수천만원에 이르는 금품을 전달한 정황을 검찰이 잡고 대가성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 수사가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건설업체의 로비 의혹으로까지 번질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4일 ㅎ건설의 전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이 회사의 대표였던 황아무개(62)씨가 원 전 원장에게 건넨 금품이 공사 수주 편의를 봐준 대가인지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황씨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2010년께부터 금품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황씨가 (공사 수주 등) 혜택을 받은 정황들이 있는데, 원 전 원장한테 건넨 금품이 대가성이 있는지 규명하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3일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횡령 및 사기) 등으로 황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영장 발부 여부는 5일 결정된다. 검찰은 황씨의 영장이 발부되면 황씨를 상대로 회삿돈을 빼돌려 조성한 자금의 사용처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황씨는 검찰 조사에서 ‘원 전 원장과는 평소 친분이 있어 선물을 보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ㅎ건설이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인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 2008년 이 업체의 매출액은 63억원이었으나 2011년 매출액은 388억원으로 6배나 성장했다. 1994년 부동산 매매업으로 출발한 회사는 토목공사를 수주하며 몸집을 키웠고, 위험부담이 적으면서 이익률이 높은 관급공사도 여러 차례 따냈다. 2011년에는 정부가 발주한 277억원 규모의 캄보디아 프놈펜 56번 도로공사 프로젝트를 따냈다. 또 세종시~정안 아이시(IC) 도로건설 공사, 한국남부발전의 삼척그린파워발전소 건설 등의 수주에도 성공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황씨가 원 전 원장 등의 도움을 받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황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려대 노동대학원 최고지도자 과정 1기를 함께 수료한 바 있다. 하지만 급성장세를 달리던 ㅎ건설은 지난해 5월 유동성 문제를 이유로 폐업했다. 검찰은 이 폐업이 ‘기획 부도’가 아닌지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2003년에도 서울 용산구청 도시관리국장에게 수천만원의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07년 서울고법에서 벌금 4000만원을 선고받은 적도 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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