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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뒷돈 받은 혐의’ 영훈국제중 행정실장 체포

등록 2013-05-29 20:59수정 2013-05-30 08:31

검찰, 입시성적 조작 대가성 수사
부정 확인땐 학부모 소환 불가피
비상식적 채점에 뒷돈 의혹 커져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입시성적을 조작한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영훈국제중학교의 행정실장을 체포했다. 입시성적 조작의 대가성을 입증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들에게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영훈국제중 입시성적 조작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신성식)는 “28일 밤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영훈국제중 행정실장 ㅇ(54)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ㅇ씨는 입학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학부모들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ㅇ씨는 2009~2011년 법인 행정실장을 지내다가 영훈중 행정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일해왔기 때문에 이번 사건의 내막을 잘 아는 이로 지목된다. 김형태 서울시 교육의원은 29일 “ㅇ씨가 지난 3월 ‘내가 법인 행정실장이던 2009년 초 학부모들 5명에게 입학을 대가로 현금을 받아 이사장에게 전달했다. 이후에는 문제가 없도록 학교발전기금으로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학교 쪽이 고의로 성적을 조작한 사실이 확인되면 조만간 이 부회장을 포함한 학부모 조사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 부회장의 아들은 영훈국제중이 2013학년도 비경제적 사회적 배려 대상자 입학전형에서 주관적 채점 영역에서 만점을 주는 방식으로 합격시킨 세 명 가운데 한 명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영훈국제중 입학전형 자료에 접근할 권한이 있는 학교 관계자도 올해 부정입학했을 정황이 있는 학생 3명 중 이 부회장의 아들이 있다고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 아들 관련해서는 영훈국제중 입시성적이 조작되는 과정에 대가가 오갔는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국회와 교육청의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영훈중은 합격권 바깥의 교과성적을 제출한 이 부회장의 아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주관적 평가 영역(추천서+자기개발계획서)에서 만점을 주고, 다른 학생의 점수를 깎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비상식적 채점 결과 때문에 영훈중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학교 쪽에 ‘뒷돈’이나 기부 약속 등 대가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영훈중을 졸업한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학교에 2000만원가량의 돈을 내고 자녀를 입학시켰다”고 증언한 바 있다.(<한겨레> 3월5일치 12면) 검찰 관계자는 “(학교 관계자들이) 성적을 조작했다면 그런 부분은 (학교와 학부모) 쌍방이 아니겠나. 부탁을 받지 않고 그렇게 했을 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뒷돈’을 내지 않았더라도 학교발전기금이라는 합법적인 통로로 기부를 약속했을 수 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아들이 영훈초 3학년에 재학중이던 2009년 개인 명의로 학교에 4800만원 상당의 삼성전자 개인용 컴퓨터 40대를 기부했다. 김 의원은 “이 부회장 정도면 입학 후에 학교발전기금으로 학교에 섭섭하지 않게 후원하겠다는 약속만으로도 합격을 보장받을 수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영훈중 쪽이 특정 학생을 합격시키기 위해 입시성적을 조작한 사실이 있는지를 밝혀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성적 조작이나 업무상 횡령 등) 고발 사실을 중심으로 수사하지만 (대가성) 금품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지훈 엄지원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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