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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영훈국제중 전 교장 “학부모 대부분 중증 질병 환자”

등록 2013-03-22 15:19수정 2013-03-22 15:33

영훈중학교의 홈페이지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영훈중학교의 홈페이지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곽상경 고대 명예 교수 반인권 발언 공개
“교육에서 개인 인권 없다” “특급 중증 어머니 많아”
‘고위층 자녀 사배자 전형 입학’과 ‘뒷돈 입학’ 의혹을 사고 있는 서울 영훈국제중에서 2009~2012년 교장으로 일한 곽상경(76) 고려대 명예 교수(경제학)의 반인권·학부모 비하 발언이 22일 공개됐다.

김형태 서울시 교육의원이 이날 공개한 영훈중 누리집 게시판의 게시글을 보면, 곽 전 교장은 2011년 10월 한 학부모가 자녀의 체육복 도난 사실에 대해 항의하자 그는 “도난 근절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학생 네 명이 가게에서 과자를 훔친 사건이 발생하여 네 명 모두 정학으로 중징계하였습니다. 지난주에 도난 증거를 확보하고 훔친 학생을 전학(퇴학)조치 했습니다”라는 답을 달았다.

학생 인권을 인정하지 않는 발언과 지시도 쏟아냈다. 같은 달에 작성된 글을 보면, 곽 전 교장은 학생들에게 점심시간에 강제로 교실 밖으로 나가 활동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이에 한 학생 학생이 “점심시간은 학생들의 휴식시간으로 잠을 자든 책을 읽든 문제집을 풀든 놀든 그것은 학생의 자율입니다”라고 항의하자, 곽 전 교장은 “교육에서는 개인인권 인정 안 함”이라고 답글을 달았다.

사교육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학생들에게 자술서를 쓰게 하고 방학 때도 학생을 감시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곽 교장은 지난해 3월 ‘사교육 근절’이라는 제목의 글을 학교 게시판에 올려 “사교육을 근절하지 못하면 선진국 수준의 진정한 명문학교가 될 수 없습니다. 학교는 사교육을 근절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합니다. 학생으로부터 계속 자술서를 받겠습니다. 자술서 내용이 거짓일 때는 정학 등 엄벌을 내리고 반복이면 중징계 또는 전학 조치하겠습니다”라고 경고했다. 또 “선생님이 다방면으로 추적하여 사교육 받는 학생을 최선을 다해 찾아내겠습니다. 사교육을 받은 학생은 진학 때 사실을 명기하여 불이익을 주고 추천에서 차별화하겠습니다. 주말, 방학, 저녁 등 수시로 학생소재를 파악하여 사교육 여부를 확인하겠습니다”라고 썼다.

곽 전 교장은 학부모를 “중증 질병 환자”라고 비하하기도 했다. 그는 ‘시험 답안지를 공개하고 학생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학부모 요청이 이어지자, 2011년 11월 ‘어머니의 욕심(병)’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우리나라의 부모, 특히 어머니들이 아이의 시험점수를 놓고 집 안팎에서 벌이는 사건(체벌, 닦달, 싸움, 기합, 압력, 스트레스, 학교와의 관계 등)은 가히 병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뉴스에 나올 정도의 특급 중증도 비일비재하겠지만 1급 중증도 상당수 있을 것이고 2, 3급 중증은 너무나 많을 것입니다. 4, 5급 정도의 병은 대부분의 부모가 갖고 있을 것입니다”라고 썼다.

곽 전 교장은 영훈중이 국제중으로 출발하기 전인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교장으로 활동했으나 2010년 시교육청 감사에서 교장이 아니라 학교법인 자문이사임이 드러나 법인 이사장 등이 ‘엄중 경고’ 처분을 받기도 했다. 김 의원은 “교장이 독재에 가까운 전횡을 휘둘러서 어떻게 글로벌 시대에 맞는 창의적 인재를 키워내겠다는 설립 취지에 맞는 교육을 할 수 있었겠는가. 현재 진행되는 교육청 감사에서 잘못된 규정들이 고쳐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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