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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별장 성접대 의혹’ 김학의 법무차관 사표

등록 2013-03-21 18:47수정 2013-03-22 09:01

김학의 법무부 차관이 21일 오후 사의를 밝힌 뒤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를 나서고 있다. 한국일보제공
김학의 법무부 차관이 21일 오후 사의를 밝힌 뒤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를 나서고 있다. 한국일보제공
새정부 고위층 ‘낙마’…권력형 스캔들로 확산 조짐
김 “사실이 아니지만 새 정부에 누가 되지 않으려…”
건설업자 윤아무개(52)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은 고위 공직자로 의심받는 김학의(57·사법연수원 14기) 법무부 차관이 21일 사표를 제출했다.

김 전 차관은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지만 새 정부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의혹을 부인했지만, 경찰은 ‘성접대 동영상’을 확보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수사 과정에서 김학의 전 차관 이외에도 윤씨와 지역 및 사업으로 얽힌 권력층 인사 여럿이 접대 대상자로 거론돼, 이번 성접대 의혹이 권력형 집단비리 사건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날 “윤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에서 고위 공직자를 성접대했다는 여성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씨를 고소했던) 여성 사업가 권아무개씨도 (공직자가) 성접대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윤씨 등 3명을 법무부에 출국금지 요청하면서 성접대와 관련된 여성들의 진술을 담은 기록을 첨부했고, 그동안 내사로 진행하던 사건을 본격적인 수사로 전환했다. 또 경찰은 지난해 11월 윤씨를 성폭행 혐의 등으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한 여성한테서 성접대 현장을 찍었다는 동영상을 제출받아 분석중이다. 휴대전화로 찍은 2분 분량의 짧은 동영상에는 노래를 부르던 남녀가 성행위를 하는 장면이 찍혀 있으나, 아직 등장인물이나 장소를 특정하지는 못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다만 성접대를 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여성은 영상 속 남성이 김학의 전 차관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 결과, 윤씨가 강원도 원주의 별장에서 고위 공직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추정되는 시기는 2008~2009년이다. 같은 시기 윤씨는 원주에 본사를 둔 한 부동산개발업체의 대표로 있었다. 성접대 대상으로 지목된 김 전 차관은 2008년 3월부터 2009년 1월까지 춘천지검장을 지냈다. 건설 물량을 따오는 이른바 ‘건축 브로커’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윤씨가 각종 고소·고발 사건에 연루될 경우 편의를 부탁하기 위해 고위 공직자 등 유력 인사들과 친분을 쌓기 시작했다는 추정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원주의 별장이 성접대 현장으로 지목되고 접대 시기가 특정되면서 강원도 정·관계를 거쳐간 전·현직 공직자들이 ‘성접대 리스트’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도 성접대를 했다고 진술한 여성한테서 “(성접대) 대상이 두 명 이상일 수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날 경찰로부터 사건 경과와 수사 진행 상황 등을 보고받고, 최종적으로 김 차관에게 사퇴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번 사안이 ‘섹스 스캔들’까지 포함된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번질 경우, 출범 초반기인 박근혜 정부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수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하게 수사해 이참에 권력기관과 부정한 세력의 유착을 뿌리뽑는 계기로 삼아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박현철 석진환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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