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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사실상 ‘낙마’ 이동흡 어찌하오리까

등록 2013-02-03 19:43수정 2013-02-03 22:39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철회도 자진사퇴도 안해…헌재소장 공백 14일째
헌법재판소장 공백이 오래가고 있다. 헌재 소장 자리는 지난 21일 이강국 전 소장이 퇴임한 뒤 14일째 비어있다. 후임으로 지명된 이동흡 후보자가 국회의 인사청문회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무산으로 사실상 ‘낙마’했지만, 청와대와 대통령 당선인 쪽은 ‘폭탄 돌리기’를 하듯 서로 책임을 미루면서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만 기다리는 형국이다. 정작 이 후보자는 청문회 뒤 열흘 넘게 공식 반응이 없다.

그를 아는 여러 사람의 말을 종합하면, 이 후보자는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위 법관 출신의 한 법조인은 “이 후보자가 요즘도 (동향인) 대구·경북 출신 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억울함을 호소한다고 들었다. 구명운동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때마침 최근 새누리당 일각에선 직권상정을 해서라도 헌재 소장 임명동의안을 표결에 부치자는 주장이 나왔다. 이 후보자는 지난 31일 일부 언론의 ‘자진사퇴’ 보도에 대해서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사실이) 아닙니다”라며 일축했다. 한 헌재 관계자는 “청문회가 끝난 날, 준비를 도왔던 헌재 연구관들조차 충격과 탈진으로 밥을 못 먹는데 이 후보자는 태연하게 식사를 아주 잘했다고 한다. 보통사람과는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를 잘 아는 법조인은 “지금도 암중모색을 할 사람이지, 포기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선 논란이 예상된다. 한 헌재 관계자는 “후보자가 자진사퇴하거나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면 문제가 간단하다. 그런 일 없이 2월25일 대통령이 바뀔 경우에 대해서는 따로 규정이나 전례가 없다. 대통령 임기 만료로 기존의 지명이 무효로 돼 새로 후보자를 지명해야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지만, 반론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11년 6월 야당 몫 재판관 후보로 추천된 조용환 변호사에 대한 국회 표결이 6개월 넘게 이뤄지지 않았을 때도 ‘2012년 4월 총선으로 국회가 새로 구성되면 기존의 추천은 무효로 된다’는 주장이 있었다.

한편, 헌재는 최선임인 송두환 재판관을 소장 대행으로 뽑은 데 이어 곧 평의를 재개할 예정이지만, 이달말 정기 선고가 예정대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여현호 선임기자 yeop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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