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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국정원 여직원이 ‘반대’ 누른 글 봤더니…

등록 2013-02-02 09:35수정 2013-02-14 09:32

18대 대선 당시 불거진 국정원의 불법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국정원 여직원 김아무개씨(29·오른쪽)가 25일 오후 3차 소환 조사를 마친 뒤 변호인과 함께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스1
18대 대선 당시 불거진 국정원의 불법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국정원 여직원 김아무개씨(29·오른쪽)가 25일 오후 3차 소환 조사를 마친 뒤 변호인과 함께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우리 학교에 안철수님 오셨어요” 반대
“박근혜 후보 3년 133벌 옷 구입” 반대
국정원 직원, 대선 때 편파적 찬·반
‘오늘의 유머’서 이미지 조작 시도
누리집 초기화면 노출 막으려 한듯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9)씨가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서 벌인 ‘추천·반대’ 활동을 통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및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인간적 면모를 드러내거나 긍정적 이미지 형성에 영향을 줄 만한 ‘사소한 글’조차 누리꾼들에게 노출되는 일을 막으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사람이 쓴 게시글에 김씨가 ‘추천’ 또는 ‘반대’ 표시를 한 것은 모두 244차례인데, 이 가운데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대선 후보 이름이 등장하는 글에만 100차례에 걸쳐 ‘추천’ 또는 ‘반대’ 표시를 했다. 그 양상을 보면, 문재인 후보 및 안철수 후보에 긍정적인 글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비판적인 글의 노출을 막는 데 김씨의 ‘추천·반대’ 활동이 집중됐다.

대선 직전인 지난해 12월11일,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는 “오늘 우리 학교에 안철수님 오셨어요. 시험기간인데 사람들이 많으니까 안철수씨가 ‘여러분 시험공부 안하세요?’ 근데 다들 ‘네!’라고 대답”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우스개가 섞인 이 글에 김씨는 ‘반대’를 표시했다.

전날인 10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후보가 나란히 있는 사진을 게시한 뒤 “진정한 대한민국 1, 2, 3대 대통령”이라고 적은 글에도 김씨는 ‘반대’를 표시했다.

김씨는 박근혜 후보의 부정적 이미지를 확산시킬 만한 글에도 반대 표시를 했다. “박근혜 후보가 3년간 133벌의 새 옷을 구입해 입었다”(지난해 11월30일)는 글에 반대를 표시한 게 대표적이다.

일정 횟수 이상의 ‘추천’을 받으면 초기 화면에 크게 노출되고, 일정 횟수 이상의 ‘반대’를 받으면 초기 화면에 노출되지 않는 이 누리집의 편집 시스템을 이용해 주요 대선 후보의 ‘이미지 조작’을 집중적으로 시도한 셈이다.

이밖에도 김씨는 대선 후보를 직접 거론하진 않지만 주요 정치 쟁점을 다룬 글에 대해 21차례,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거나 칭송하는 글에 대해 31차례 등 ‘정치적 글’에 대해 주로 ‘추천·반대’ 활동을 펼쳤다. 최유빈 정환봉 기자 yb@hani.co.kr

[핫이슈] 국정원 대선개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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