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16도 날씨에 근무 초소 막아
‘관용차 지각 안내 탓’ 조사 나서
‘관용차 지각 안내 탓’ 조사 나서
서울 서초구의 최하급 공무원이 지난 10일 야간 당직 뒤 돌연사해 배경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급기야 구의회가 ‘순직사고 조사특위’를 구성해 진상조사에 나선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해당 구청에서 22년을 근속한 청원경찰 이아무개(47)씨는 당직근무를 마친 10일 오전 몸에 이상을 느껴 동료들 도움으로 인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후송되었으나, 오후 3시15분께 숨졌다. 9일 주간근무에 이어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 당직까지 24시간을 근무한 뒤였다.
병원 쪽은 이씨가 급성 심근경색에 따른 심장성 쇼크로 사망했다고 진단했다. 폐부종도 발생했다.
하지만 1990년 1월부터 별탈없이 근무해온 40대 남성의 돌연사와 관련해 구청 안팎에선 다른 의혹들이 제기된다. 지난 18일 구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조사특위 구성 결의안의 제안 이유는 “고인의 근무와 관련한 부당한 지시·명령 등에 대한 의혹이 가중되는 바, 이에 대한 공무·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함”이다.
서초구와 의원들 말을 종합하면, 청원경찰들은 지난 2일 서울시 시무식을 마치고 귀청하는 진익철 구청장의 관용차 주차 안내가 늦었다는 이유로 ‘징벌’을 받았다. 당시 3명의 청원경찰이 추위를 피해 들어가있다 지각대응을 초래한 옥외 초소(난방기 설치)를 아예 이용못하도록 문을 잠근 것이다.
관용차에 동승했던 서초구 행정지원국장은 “내가 문을 잠그라고 지시했다. 총무과에 열쇠를 맡기며, 교대로 초소를 이용하게끔 근무교육 시키라고만 했는데 실무팀에선 3일 오후 1시 넘어 초소문을 열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확히 누구가 지시하고, 얼마나 잠갔는지 뒷말이 무성하다.
조사특위안을 발의한 김익태 의원(새누리당)은 “애초 지시는 ‘열흘간 폐쇄’였다는 관계자 말도 있다. 증언이 엇갈려 구청장 개입 여부와 당시 근무환경이 순직에 영향을 주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10일 서울의 평균 최저기온은 -11.5℃로 27년 만에 최저였다. 한파주의보가 내려졌고, 체감온도는 -20℃를 넘나들었다. 초소 문이 잠긴 3일 수은주는 -16.5℃를 찍었다.
지난 11일 밤 이씨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동료 청원경찰들은 <한겨레>에 “할말이 없다”며 기본적 사실 관계조차 설명하길 거부했다.
이씨는 평소 당뇨, 고지혈증 등의 증세가 있었다. 조사특위 쪽은 “청원경찰들도 부담을 느끼고 뭔가를 숨기고 있음을 완연히 느낀다. 유가족들은 (관련 정황을 몰라) 부검도 하지 않아서 조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결과에 따라 수사의뢰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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