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서 지역민원 챙기기 급급
시설개선 급한 학교들 지원 차질
시설개선 급한 학교들 지원 차질
지역 민원성 사업을 위한 국회의 ‘쪽지예산’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의회에서도 내년 서울시교육청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지역구 학교 시설 개선 예산을 272억원 늘리는 ‘선심성 예산’을 책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서울시의회와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달 28일 본회의에서 7조3689억원 규모의 ‘2013학년도 서울시 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예산 내역을 분석해 보면, 시교육청이 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에는 없었던 학교 시설 확충 예산이 272억2682만원 추가됐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교육위원회에서 올린 원어민 교사 운영과 특성화고 장학금 예산 등을 줄인 대신 ‘ㅁ중학교 본관 옥상 방수’, ‘ㅅ초등학교 냉난방 개선’ 등 183개 사업 항목을 지정해 특정 학교에 지원하도록 예산안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곽노현 전 교육감 취임 뒤인 2011년부터 매년 2달간의 학교 현장 조사와 5일간의 시민참여형 심사를 거쳐, 시급성을 기준으로 학교별로 우선순위를 매겨왔다. 시의회 교육위에서는 교육청이 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예산이 집행되도록 특정 학교를 지정하지 않고 ‘학교시설교육환경개선비’로 묶어 예결위로 예산안을 넘겼다. 하지만 예결위 단계에서 시의원들이 우선순위에 들지 못하거나 10위권 바깥인 지역구 학교의 시설 개선 예산을 책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개선이 급한 학교들이 예산을 지원받지 못하게 됐다.
이런 일이 빚어진 것은 시의회가 2011년 11월, 예산안에 새로운 항목을 만들 때 교육위 등 상임위의 동의를 얻지 않아도 되도록 회의규칙을 바꿨기 때문이다. 지난해 예산 심의 때에도 예결위에서 교육환경 개선사업비를 246억원 증액해 ‘지역 민원 챙기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홍이 시의회 교육위원장(교육의원)은 “시의원들에게 로비를 하지 않는 학교들이 로비를 일삼는 학교들의 ‘새치기’로 우선순위에서 밀려 피해를 보지 않도록 교육위에서 지역구 챙기기 예산을 한 건도 넣지 않았는데 예결위에서 무더기로 통과되니 허탈하다. 증액된 사업들이 타당한지 조사하도록 시교육청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김선갑 예결위원장(민주통합당)은 “의원들이 지역 학교에서 들어온 요청에 대해 타당성을 검토해 예산에 반영한 것이다. 시의회가 교육청 예산안 심의 권한을 행사했을 뿐이며, 지역구 예산을 넣었다고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일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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