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린 서울시교육감
진보적 교육정책 좌초 위기
중1 지필고사 단계적 폐지 추진
진보적 교육정책 좌초 위기
중1 지필고사 단계적 폐지 추진
1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한 문용린(65) 후보는 밤 11시 서울 중구 신당동 선거사무소에서 “교단을 붕괴시키고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를 악화시킨 학생인권조례 수정이나 폐기가 시급하다. 전면 무상급식에 과다하게 예산을 지출해 환경개선비가 줄어들어 낡은 교실·화장실 개선 사업비가 부족해진 만큼, 내일부터 당장 내년도 예산안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보수 진영의 단일후보로 추대돼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문 후보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됨에 따라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추진하던 학생인권조례와 무상급식 등 진보적 교육정책이 좌초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곽 교육감이 펼친 정책이 학교 현장을 혼란 속에 빠뜨렸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 곽 교육감의 전교조식 교육을 끝내고, 학생은 학업에 열중하고 교사는 학생 지도에 집중하는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에서 이미 통과시킨 학생인권조례와 의회에 계류중인 내년 예산안을 교육감이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선 “주도적으로 설득하겠다”고만 밝혔다.
문 후보는 8월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에서 정년퇴임한 뒤 선거에 뛰어들어 지난달 6명의 후보를 제치고 보수 단일후보로 추대됐다. 그러나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보수 성향의 이상면·최명복·남승희 후보가 후보로 나서면서 지지층이 분산돼, 진보 단일후보인 이수호 후보와 접전을 벌였다. 선거를 닷새 앞두고 ‘기호 1번 효과’를 누리던 이상면 후보가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사퇴해, 이수호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문 후보의 가장 대표적인 공약은 ‘중1 지필고사 단계적 폐지’다. 중학교 1학년을 ‘진로탐색 학년’으로 정해 특기적성 및 인성 교육을 강화하고, 학교 자율로 지필고사를 줄이고 다면평가를 도입하자는 제안이다. 학생 600명 이상의 대규모 학교를 2~3개의 소규모 단위로 나눠 운영하겠다는 공약도 어떤 방식으로 이행될지 주목된다. 특성화고에 가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일반고에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구상도 내놨다. 고교 선택제와 자율형사립고·특수목적고는 현행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전교조에 대한 색깔공세를 주된 전략으로 삼은 문 후보는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 이념을 접목시켜 편가르기 하는 ‘교육의 정치화’를 막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전교조를 다시 한번 에둘러 비판했다.
△1947년 평북 삭주 출생 △여주농업고등학교 졸업 △서울대 대학원 교육학 석사 △미국 미네소타대 대학원 철학 박사 △교육부 장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 △서울대 명예교수
김지훈 박수진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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