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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영남대·국정원 출신 서울청장
“밤11시에 발표 내가 지시했다”

등록 2012-12-18 08:09수정 2013-02-14 09:59

김용판(54·) 서울지방경찰청장
김용판(54·) 서울지방경찰청장
경찰 내부서도 ‘박근혜 줄서기’ 지적
국가정보원 직원 김아무개(28)씨의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경찰의 ‘면죄부성’ 수사 결과 기습 발표는 김용판(54·사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주도했다. 대선 막바지에 김 청장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향해 노골적으로 줄을 섰다는 지적이 경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김 청장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청장은 내게 (발표를) 하라 마라 하지 않았다. 신속하게 오해 없도록 서울경찰청에서 판단해서 하라고 했다”며 “(보도자료 배포를) 내가 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은 16일 대선 후보 텔레비전 토론이 끝난 직후인 밤 11시였다. 경찰이 공식 수사 발표를 일요일 밤늦게 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이 사건은 국민적 관심사가 많다. 어떤 분석 결과든 빨리 알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다만 밤이 너무 늦었기 때문에 브리핑은 무리라고 보고 차선으로 11시에 보도자료를 만든 것이다. 대선 후보 방송 토론이 몇시에 끝나는지는 전혀 고려사항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의 이런 말은 김씨가 컴퓨터를 임의제출할 당시 경찰의 태도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서울경찰청은 13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단순히 증거분석을 의뢰받은 것이므로 분석 후 결과를 수서경찰서에 통보하면 수서경찰서가 수사를 진행한 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의제출받은 컴퓨터 2대에 대한 분석은 수사 과정의 일부일 뿐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도를 자제해달라는 요청이었다. 하지만 김 청장은 “임의제출된 컴퓨터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라며 마치 하드디스크 분석 결과가 이번 수사의 핵심인 양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대선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 기본적인 수사도 하지 않은 채 수사 결과 발표를 감행한 것을 두고 경찰 내부에서는 김 청장의 ‘정치적 줄서기’라는 말이 돌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경찰청의 한 간부는 “대구 출신으로 차기 경찰청장을 노리는 김 청장이 박 후보를 위해 무리했다는 비난이 직원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김 청장은 대구 출생으로, 박근혜 후보가 이사장을 지낸 영남대를 나왔다. 행시 합격 뒤 국정원에서 근무하다 경찰로 이직한 이력도 이채롭다. 정환봉 기자

[핫이슈] 국정원 대선개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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