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린 서울시교육감 후보
“학부모단체 대표가 전화 걸어
어떤 행동 할지 모른다 말해”
최명복·이상면 후보도 “범죄행위”
문용린 “전교조 교육감 막아야”
어떤 행동 할지 모른다 말해”
최명복·이상면 후보도 “범죄행위”
문용린 “전교조 교육감 막아야”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후보를 지지하는 보수 성향 단체 쪽에서 협박성 전화까지 걸어가며 다른 보수 후보들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남승희 후보는 10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한 지난달 26일 오후 후보직에서 사퇴하라는 협박 전화를 받았다”며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한겨레> 취재 결과 이 전화를 건 사람은 보수 학부모단체 대표 ㅇ씨였다. ㅇ씨는 남 후보와의 통화에서 “지금이라도 사퇴해주시면 안 되겠어요? 더 이상 무너지는 거 볼 수 없어서. 우리가 앞으로 어떤 행동 할지 모르겠으니까 저 지켜봐주세요. 저도 어느 순간까지는 참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니까”라고 말했다. ㅇ씨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남 후보는 협박당해 마땅한 사람이다. 마음 같아서는 집에 찾아가 해코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이외에도 십여차례 보수 쪽 사람들에게 사퇴 협박을 받아 신변의 위협을 느꼈다. 차를 바꿔 타고 다니고 수행원들이 목검을 들고 다닐 정도로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협박이 계속될 경우 선관위에 신고하는 등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후보자를 협박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는 “남 후보가 협박을 당한 것으로 보이나, 아직 우리에게 정식으로 신고가 들어오지 않아 뭐라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1000여개 보수 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에서 문용린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열어 다른 보수 후보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범보수 진영 단일후보는 문용린 후보임을 명확히 한다. 다른 세 후보가 선거를 완주하는 것은 전교조 이수호 후보 당선을 돕는 이적행위다”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참가자 명단에는 ㅇ씨도 포함돼 있다.
이에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최명복 후보 쪽은 성명을 내 “실체조차 의심스러운 일부 단체들이 기자회견을 빙자하여 특정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으로 집회를 개최하고, 최 후보에게 사퇴하도록 압박을 가한 것은 범죄행위”라고 반발했다. 이상면 후보도 보도자료를 내 “문 후보는 도덕적으로 일말의 양심도 없고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 할 사람으로 보수 단일후보라고 우기면서 시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진보 단일후보인 이수호 후보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겨냥해 색깔론을 들고나왔다. 문 후보는 간담회에서 “종북좌파·반미친북 단체인 전교조는 학교를 장악하려고 오랜 기간 치밀하게 전략을 구사해왔다. 전교조가 내세운 이수호 후보가 교육감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선거에 나왔다. 신명을 바쳐 전교조를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2000년 교육부 장관 시절 전교조가 주최한 전국교사대회에 참석해 “교육개혁을 위한 전교조의 노력에 치하를 보낸다”고 축사하고, 2005년 전교조 창립 기념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한 것에 대해선 “당시에는 전교조가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지만 지금은 절망뿐”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보수 후보 단일화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이번 선거는 전교조 대 반전교조 선거이기 때문에 보수가 합쳐야 한다는 강력한 희망이 있지만 (잘 되지 않아) 대단히 속이 쓰리다. 적어도 이수호 후보보다는 더 많은 표를 얻어서 전교조를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사교육 업체인 ㈜대교와의 밀착 의혹에 대해서는 “건강한 관계”라고만 밝히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문 후보는 서울대 교수 시절부터 10년 넘게 대교 산하 재단의 이사직을 맡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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