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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당신이 굳게 믿는 그것이 진리일까

등록 2012-11-30 20:44수정 2012-12-14 20:49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사옥에서 만난 김연희씨는 자신의 ‘직업’이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만 알아줘도 새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의 부탁으로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사옥에서 만난 김연희씨는 자신의 ‘직업’이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만 알아줘도 새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의 부탁으로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토요판] 김두식의 고백
성노동자 김연희씨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면서 그에 저항하는 성매매 종사자들의 집단적인 목소리가 표출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성매매도 다른 노동과 다를 것이 없다며 스스로를 ‘성노동자’로 규정하는 적극적인 운동가들도 등장했습니다. 트위터에서 활발한 목소리를 내는 성매매 경력 5년의 25살 여성 김연희씨(@tsukiREN_)도 그중 한 사람입니다. 매년 형사정책 과목의 일부로 성매매라는 해묵은 난제를 다루면서도 당사자를 직접 만나본 적이 없는 저에게, 지난 2년 가까이 그의 트위트는 성매매 여성의 일상을 알려주는 소중한 정보원이었습니다. 철거현장 ‘마리’에서 시작해, 한진, 쌍용차, 현대차 투쟁현장으로 이어지는 그의 연대 활동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공격적인 댓글에 따뜻하게 대응하는 김연희씨의 태도를 보고, 뚜렷한 자신만의 목소리를 지닌 그를 한번 만나보고 싶어졌습니다. 금요일 오후 2시, 커다란 빨간 가방을 메고 약속 장소에 나타난 그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20대 여성의 수수한 모습이었습니다. 어제오늘 주로 무엇을 하고 지냈는지부터 물었습니다.

성노동자를 일깨워준 ‘밀사’와 ‘지지’

“어제 오후 늦게 일어나서 집에 페인트칠을 새로 하고, 애(고양이)들 밥 주고, 저녁 6시쯤 출근해서 지금까지 가게(충남에 있는 안마시술소)에서 일하다가 왔어요.”

-늘 밤을 새우나요?

“기본적으로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는 일해줘야 하고, 앞뒤로 더 하는 건 제 마음인데, 오늘은 11시30분까지 일을 했네요. 아침에 잠깐 토막잠을 자기는 했어요.”

-그냥 안마만 받으러 오는 손님도 있나요?

“저희 가게는 그런 손님은 받지 않아요. 그런 분이 있으면 태국(타이)이나 중국 마시지로 보내죠. 가끔 ‘여기는 안마가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그러면 ‘여기는 아가씨가 서비스까지 들어가는 곳’이라고 알려주고 돌려보내요.”

-하는 일을 설명해 주시겠어요?

“손님이 오면 먼저 맹인 안마사가 20~30분 정도 안마를 하고, 그다음에 제가 1시간 정도 ‘연애’를 해요. 안마시술소의 성노동은 전신 애무 등 서비스가 많이 들어가거든요. ‘바디를 탄다’고 하죠. 감정노동 비율이 높은 업종도 있고, 육체노동 비율이 높은 업종도 있는데 안마시술소의 연애는 기술이 필요한 육체노동이에요.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선배 아가씨에게 교육비를 내고 서비스를 배워야 했어요. 손님에게 18만원 받아서, 맹인 안마사가 2만원 떼고 업소에서도 떼고 나면, 제가 받는 돈은 손님 한명당 7만5000원에서 9만원 사이예요.”

-가끔은 휴게텔에서도 일한다면서요?

“사실은 몇 달 전 바디를 타던 중에 손님이 술에 취해 몸을 돌리는 바람에 제가 ‘다이’에서 떨어져 어깨를 다쳤어요. 그 후에는 바디를 계속 타면 어깨가 아파서, 휴게텔과 안마시술소를 번갈아 가면서 일하고 있어요. 휴게텔은 바디를 타지는 않고 그냥 연애만 하죠. 손님이 10만원을 내면 저에게 6만원이 와요.”

-일하면서 어려운 점은 뭔가요?

“아가씨를 인간 취급하지 않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1주일에 두 번 정도는 욕을 하거나 때리는 사람을 만나죠. 성노동이 불법이다 보니 경찰에 신고하지도 못해요. 심지어 콘돔을 끼라고 하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는 사람도 있어요. 가장 힘든 것은 단속이죠. 동네 경찰은 평소에 업주에게 돈을 받으니까 괜찮아요. 그런데 외부에서 단속 나오면 진짜 심하게 해요. 성매매를 안 했다고 부인하면 ‘걸레 같은 년, 다른 아가씨가 다 말했으니까 어서 말하라’고 엄청나게 욕을 하고요. 콘돔이 증거가 되다 보니 아가씨들이 콘돔을 삼키기도 해요. 성매매 여성의 인권을 생각해 준다면서 그렇게 단속하는 건 말이 안 되죠. 엄청난 트라우마예요. 그러다 보니 아가씨들이 더 위험한 ‘조건 만남’ 쪽으로 가게 되죠. 함께 있으면 삼촌들이 보호를 해주는데 조건 만남은 그럴 수가 없잖아요.”

-삼촌들이라는 게 조폭 아닌가요?

“요즘은 자영업 하다가 온 업주들, 회사 다니면서 가게를 차린 업주들도 많아요. 솔직히 심리적으로는 조폭인 삼촌이 더 안전해요. 회사원 업주랑 일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문제 생기면 업주가 해결은 못해주고 맨날 맞고 있고.(웃음) 조폭이라 해도 아가씨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아요. 아가씨들은 늘 부족하고 들락날락하니 잘 해줄 수밖에 없죠.”

자기 일을 설명하는 김연희씨의 태도는 지극히 담담했습니다. 손님이 한명도 없는 날이 있는가 하면, 하루 12명까지 상대하고 “시체처럼 쓰러져 기절하듯 잔 적도 있다”고 했습니다. “뭐든지 사고팔 수 있다는 생각은 신자유주의적인 것 아니냐? 사회경제적 약자가 억지로 성매매에 내몰리는 것 아니냐? 제3자인 성산업만 살찌우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줄줄 이어지는 저의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은 간단했습니다. “세상에 안 그런 노동도 있나요?”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그의 다양한 활동으로 넘어갔습니다.

김연희의 인생 타임라인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위터는 언제 어떻게 시작했나요?

“2011년 초에 ‘밀사’(@Milsa_)라는 학생이 학교에서 여성주의 수업을 듣다가 직접 성노동을 해보겠다고 마음먹고 ‘성노동 실험’을 하면서 네이버 블로그에 일지를 썼어요. ‘저런 미친년이 다 있느냐’며 천 개 가까이 악플이 달리고, 네티즌들은 밀사의 학교가 어딘지 개인 신상을 털었죠. 그런데 우연히 읽은 밀사의 글이 저에게는 기분 좋은 충격이었어요. 그 전까지는 제가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게 노동이고 직업이라고 생각하니 신선했어요. 밀사에게 ‘너를 지지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개인정보 뜬 걸 보니 밀사의 트위터가 있더라고요. 걔한테 그 말을 해주고 싶어서 트위터를 시작했죠.”

-밀사와 함께 성노동자 권리모임 ‘지지’(GG) 활동도 하고 계시죠? 지지는 어떤 단체죠?

“2004년 성노동자들의 시위를 보고 충격을 받은 여성문화이론연구소의 여성주의자들이 성노동자 운동과 연대하고자 성노동 세미나를 시작했어요. 그 연속선상에서 만들어진 게 성노동자 권리모임 지지예요. 운동이 침체되는 상황에서 밀사가 성노동 실험이라는 사고를 쳤고, 그 소식을 들은 지지 쪽에서 바로 밀사를 접촉했죠. 밀사가 지지 활동을 함께 하자고 저에게 제안했고요. 지지는 제가 집창촌에서 보던 여성운동 하는 사람들과 느낌이 많이 달랐어요.”

모범생에서 가출 청소년 되기까지

-어떻게 달랐죠?

“그 전에 집창촌을 찾아오던 여성운동 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우리가 남성들에게 폭력을 당하고 있다면서 ‘너희는 여기서 벗어나야 해’라고만 했어요. 선물이라고 머리핀 같은 거나 들고 오고.(웃음) 먹고살기 위해서 하루하루 일하는 우리에게 ‘너희는 강간을 사고파는 거야’ 뭐 그런 이야기나 하니까, 듣는 입장에서 굉장히 불쾌했죠. 쌈리(평택의 성매매 집결지)에 있을 때는 업주들이랑 아가씨들이 아예 ‘여성단체 출입금지’라고 써 붙였을 정도예요. 그런데 지지 사람들은 ‘성매매가 현재 불법이기 때문에 폭력을 당해도 피해를 호소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설명해 줬어요. 일상에서는 듣지 못하지만 현실적으로 맞는 얘기들이었어요. 우리가 일하는 상황에 대해 굉장한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기도 했고요.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활동을 함께 하게 됐죠.”

-한진, 쌍용차, 현대차 등 투쟁현장도 자주 방문하죠?

“밀사랑 같이 영도에 내려가서 크레인 위의 김진숙 지도위원을 멀리서 보고 손 흔들고 막 울고, 나중에 여의도 오셨을 때는 만나러 가기도 했죠. 그 후에는 쌍용차를 찾아갔고, 요즘은 2주에 한번씩 현대차 비정규직 철탑농성 현장을 찾아가요. 천막 치고 계시니까 먹을 것도 사다 드리고 그러죠. ‘혜리’라고 저와 함께 성노동하는 친구는 매주 수요일·목요일에 집에서 밥을 해서 쌍차 밥셔틀에 가지고 가요. 희망식당은 아직은 그저 밥 사먹으러 가는 수준이지만, 내년에는 지지에서 공식 사업으로 해보려고 계획중이고요.”

-현장의 노동자들에게 성노동자라고 밝히면 놀라지 않나요?

“몇 초간 정적이 흐르고, ‘진짜요?’ 하며 깜짝 놀라죠. 그러나 익숙해지면 다른 사람과 다를 게 없어요. 얼굴 다 알고 친하게 지내고.”

-투쟁 현장을 찾게 된 계기는?

“명동 ‘마리’의 철거 현장이 처음이었어요. 용역들에게 맞고 다치는 얘기가 트위터에 계속 올라오는 걸 보고 ‘직접 가보자. 몸으로 겪어보자’ 생각했죠. 막상 직접 가서 보니 용역과 경찰은 서로 인사하며 친한 척하고, 농성자들은 용역에게 맞아서 병원에 실려 가는 상황이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크레인으로 벽을 막 부수고 들어오는데, 움직이지 않고 버티며 거기 앉아 있자니 오만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저는 어려서 유복한 집에서 보수적으로 자랐기 때문에 투쟁하는 사람들은 다 나쁘고 돈이나 더 받으려고 하는 짓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한번 가서 딱 겪어보니까 우리 사회가 너무 썩었구나 싶고, 내가 너무 몰랐구나 하는 부채감이 생겼어요.”

-원래 유복한 집안 출신이군요?

“어머니는 외동딸인 저를 키운다고 교사를 그만두셨고, 아버지는 고위 공무원이세요. 저는 학원도 안 다니고 어머니께 공부를 배워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는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별로 없어요. 한번 2등 했다가 엄청 맞은 기억이 있을 정도로요. 어머니에게 배운 영어가 나중에 대만, 인도, 일본, 태국의 성노동자들과 연대할 때는 큰 도움이 됐죠.”

-그런데 어떻게 성매매를 시작하게 됐어요?

“고3이 되니까 그런 생활에 질리더라고요. 감정을 나누는 대화가 없는 집이었어요. 아침이면 가족이 신문을 보면서 토론을 하고, 학교 다녀와서는 엄마랑 공부를 했죠. 뭐든지 빨리 배우고 한번 보면 잊어버리지 않는 엄마는 저도 뭐든지 잘하기를 바라셨어요. 엄마 때문에 부담감이 컸고, 감정적으로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 못하는 분위기가 싫었고, 갑갑하기도 하고, 고민을 많이 하다가 수능 한달 전에 탈가정했어요.”

-가출한 딸을 찾느라 난리가 났겠군요.

“아니요, 나오면 붙잡을 줄 알았는데, 그렇게 살 거면 나가라고, 우리는 너 필요 없다고 하셨어요. 되게 독한 분들이세요. 그냥 그렇게 관계가 끊어졌어요. 그래서 고시원에 방을 구하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죠. 학원 강사, 빵집 종업원, 병원 사무보조, 편의점 알바 등 1년 동안 온갖 일을 다 했는데, 천식 때문에 아파서 쉰다고 하면 영영 쉬라고 잘라버리고, 말도 함부로 하고, 시간당 3000원, 5000원 주면서 사람을 막 대하는 거예요. 사장님들이 너무 싫었어요. 돈을 좀 더 주는 ‘빠’에 가서 일해봤지만 거기는 술 마시다가 토하면 ‘빨리 토한 거 치우고 다시 술 마시러 들어가라’고 하더군요. 그러다가 2008년에 인터넷에서 단란주점 종업원 모집 광고를 봤어요.”

-가보니까 성매매 업소였군요?

“카페에서 면접하며 ‘손님과 연애하고 술 한잔 마셔주면 된다’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출퇴근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해서 따라갔더니 빨간 유리창에 아가씨들이 앉아 있는 미아리 텍사스였어요. 인신매매 당하는구나 싶어서 깜짝 놀라고 무서워서 울고 있는데, 가게 언니들이 화장시키고 옷을 갈아입혀 주더군요. 시작은 정신없었지만 막상 일하고 나서는, 옆에서 계속 챙겨주고 최대한 배려받는다는 느낌, 처음으로 사용자와 노동자가 동등한 위치라는 느낌, 공동체라는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첫날 20만원을 벌었고, 몸은 너무 피곤한데 아침에 방에 돌아와 잠 못 자고 계속 생각했거든요. 사장들이랑 맨날 신경전 벌이고 추가임금도 못 받는 알바보다 여기가 더 좋구나! 아침에 다 보는 데서 얼마 벌었나 확인하고, 일한 만큼 돈을 나누고, 이모들도 다 착했어요. 그래서 다음날도 나갔어요.”

욕을 하거나 때리는 손님
1주일에 두 번은 만나요
단속 경찰들은 “걸레 같다”
여성단체선 “여기서 벗어나라”
친구마저 “더럽다”고 했죠 

수능 한달 전 가출한 뒤로
온갖 일을 다 해봤지만
처음 배려받는다는 느낌,
공동체 느낌은 미아리였어요
그래서 다음날도 나갔어요

‘마리’ 철거반대 동참하며 떠오른 죄책감

-성매매를 시작하는 데 따른 윤리적인 부담은 없었나요?

“가장 친한 친구에게 말했다가 ‘더럽다’는 얘기를 듣고 비참함을 느끼고 자존감이 깎인 적은 있어도, 윤리적인 부담을 느낀 적은 없었어요. 중3 때 첫 연애 상대였던 서른살 남자가 ‘다자 연애주의자’였거든요. 그 사람 영향을 많이 받아서 모르는 사람과 섹스하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어요.”

-계속 미아리 텍사스에서 일했나요?

“집창촌이 철거되면서 공동체도 무너졌어요. 그때는 어쩔 수 없다 생각하고 다들 다른 곳으로 옮겼거든요. 나중에 ‘마리’에서 철거 반대 투쟁에 동참하면서 미아리에서 도망쳤던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꼈어요. 철거당할 때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되게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집창촌에서는 맞서 싸울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밀렸어요. 영등포 집창촌이 철거될 때도 마찬가지였고요. 파주 용주골에 갔다가 나중에는 룸살롱에서도 일했는데 술 마시는 게 체질에 맞지 않아서 결국 안마라는 업종에 정착하게 된 거죠.”

-애인과의 섹스보다 일할 때의 섹스가 더 즐겁다는 연희씨의 글을 보고 좀 놀랐어요. 사랑과 같이 가는 섹스가 더 즐겁다는 게 통념 아닌가요?

“저는 아니에요. 제가 엄청 사랑했던 옛날 남자친구가 있는데요, 처음에 2~3번만 함께하고 거의 3년을 같이 살면서 섹스리스로 지냈어요. 남자친구도 제가 하는 일을 알았고요. 생활을 공유하는 건 너무 좋은데 섹스는 하기 싫은 거예요.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저에게 섹스와 사랑은 별개였어요. 저는 오히려 일할 때가 역할 구분이 분명해서 좋아요. 애인하고 섹스할 때는 내가 어느 정도를 해주고, 어느 정도를 받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고 심리적으로 불편하거든요.”

-일하면서 느낀 한국 남자들의 특징이 있다면?

“말을 안 듣는다는 느낌. 외국 손님보다 배려심이 부족하고 거칠어요. 다들 정말 외롭고요. 자기가 집에 돈만 벌어다주는 기계 같다는 분, 연애 상담하는 분, 잠깐 친구 상대가 필요하다는 분, 심지어 저하고 애니팡 게임만 하다가 그냥 가는 손님도 있거든요.(웃음)”

-성매매가 범죄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신이 굳게 믿는 것에 대해서 한번쯤 물음표를 던져봤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이 진리가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성매매 관련 논문 수십 편을 읽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당사자의 목소리가 갖는 힘을 절감했습니다. 유기되어 안락사를 기다리는 고양이 13마리를 맡아 키우느라 지방으로 내려갔고, 지금은 채식·생식의 새로운 삶을 고민한다는 김연희씨의 진지한 태도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다만 “꼬꼬 할머니가 될 때까지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그의 꿈이 이루어질지는 의문이었습니다. 한 가지 일을 평생 계속하기에는 너무 재능이 많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멈추지 말고 그 지평을 계속 넓혀가기를!

녹취·진행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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