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는 의사, 경찰은 간호사’ 발언…간호협 “비하” 사과 요구
‘전국 30만 간호사들이 화났다.’
다단계 판매 사기범 조희팔씨의 측근과 유진그룹 쪽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서울고검 김아무개(51) 검사의 검찰 쪽 수사를 맡은 김수창 특임검사의 ‘검사는 의사, 경찰은 간호사’ 발언 때문이다.
대한간호협회는 12일 성명서를 내어 “김 특임검사가 간호사를 비하하는 비유를 서슴지 않은 것에 전국 30만 간호사와 함께 실망감을 금치 못한다. 간호사의 소명의식과 자긍심을 한꺼번에 무너뜨리고, 의사와 간호사 간의 신뢰를 해치는 위험한 발언이었다”며 김 특임검사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협회는 “의사와 간호사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환자에게 적합한 진료와 간호를 제공하기 위해 서로 긴밀히 협력하고 상호 업무에 대하여 존중하는 파트너십이 필요한 동료이자 구성원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김수창 특임검사는 11일 서울서부지검 특임검사 사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적어도 수사라는 범주에선 검사가 경찰보다 낫다 해서 수사지휘하는 게 아닌가. 검사가 수사를 (경찰보다) 더 잘하고 낫다고 판단해 (수사지휘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말하는 과정에서 “간호사가 의사 처방을 받는 게 의사가 (간호사보다) 인격적으로 나아서 처방 지시를 받나. 적어도 그 의학적 지식은 더 낫다 해서 하는 거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해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조교수는 “간호사와 의사의 관계가 그러하듯, 경찰과 검찰은 각각 업무 특성이 다른 직역이다. 검찰은 법률전문가로서 경찰 수사를 지휘하도록 법이 규정하는 것일 뿐, 이를 검찰이 수사를 잘하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이해해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검경 수사권 갈등은 합리적으로 권한을 분배해서 서로를 견제하도록 해서 풀어야지 검경 관계를 상하 관계로 보는 태도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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