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여성 대통령론’ 토론과정에서 불거진 ‘생식기’ 발언을 놓고 황상민 연세대 교수(심리학)와 김성주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의 토론이 가열되고 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8일 오전 황 교수와 김 공동선대위원장을 각각 인터뷰해 새누리당의 여성 대통령론과 지난달 31일 채널A 방송의 ‘박종진의 쾌도난마’에서 황 교수의 ‘생식기’ 발언에 대한 양쪽의 입장을 다뤘다.

황 교수와 김 공동선대위원장간의 직접 토론이 아닌 김현정 앵커와의 인터뷰 형식이었지만, 두 사람은 각각 상대를 향해 날선 공격을 퍼부었다.

황 교수는 이날 “생식기라는 표현을 쓴 건 생물적인 측면에서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 것이 생식기이기 때문에 그걸 언급을 한 것이다. 여성 대통령이라고 이야기할 때는 사회에서 여성이 약자, 비주류로 취급되고, 결혼·출산의 어려움 등 사회적 역할의 측면에서 여성성이라고 한다”며 “박근혜 후보는 강단이 있고, 마치 대장부의 모습을 더 잘 보여줬는데 여성 대통령이라고 얘기하면 득표 전략일뿐”이라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박 후보가 이제껏 여성성보다는 남성성을 더 잘 보여줬다며 선거 운동과정에서 갑자기 여성으로 돌아오는 것은 “국민들이 사기 당하는 것 같은 느낌까지 받는다”며 “저런 분이 나중에 대통령이 되면 뒤에서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돌게 하는 게 그런 적절하지 않은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또 자신의 발언을 문제삼아 지난 6일 연세대를 항의방문한 김성주 위원장을 향해선 “그분 스스로도 영계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남성들, 여성들을 상당히 차별화했다”며 “정치적 쇼 하시지 말고 공론화하고 싶으면 직접 이야기를 하거나 방송이나 공개 토론을 바란다”고 말했다.

황 교수에 이어 곧바로 김 앵커와 인터뷰한 김성주 위원장은 ‘영계 발언’과 관련해서는 “우리 당내의 2030들이 너무 혈기를 북돋아줘야겠다고 해서 젊은 마음을 가진 이들이 다 모여서 영계모임으로 모인 것”이라며 “정말 좋은 의도로 한 말을 다른 앞의 말을 다 빼고 그것만 가지고 문제를 삼았다”고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황 교수가 김연아 선수에 대해서도 참지 못할 이야기를 했다”며 “심리학 교수인데 자기 심리를 먼저 파악을 해야 할 것 같고, 연세대 징계위원회에 반드시 회부해서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정신이상에 가까운 황 교수와의 토론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며 공개 토론은 사실상 거부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2일 언론인터뷰에서 “황 교수의 발언은 한 나라의 대통령 후보에 대한 인격 말살이고 여성 전체에 대한 인격 모독”이라며 “그런 정신병자 같은 사람이 교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라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어느 대학 교수인지 알아보니 그것도 내 모교다. 당장 다음 주에 총장에게 공개적으로 황 교수의 퇴직을 요구하러 가겠다. 퇴직을 시키지 않으면 퇴직시킬 때까지 매일 찾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한 뒤 지난 6일 연세대를 항의방문한 바 있다.

황 교수는 지난달 31일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새누리당의 여성대통령론과 관련,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애를 낳고 키우면서 여성이라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인데, 박 후보가 그런 상황이냐”, “(박 후보가) 여성과 일치하는 범주가 있느냐, 결혼을 했느냐, 애를 낳았느냐”고 말했다. 그는 사회자가 “(박 후보가)그래도 여성성을 갖고 있죠?” 라고 하자, 황 교수는 “그거는 생식기의 문제지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한 거(는 아니지 않으냐)”라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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