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깨고 이시형씨 조기 소환
변호인 “주인공 마지막에” 불만
특검쪽 “수사 계획대로 진행중”
변호인 “주인공 마지막에” 불만
특검쪽 “수사 계획대로 진행중”
“조용필(주인공)은 마지막에 나오는 거다. 앞에 나오면 쇼가 되겠나. 다 조사한 다음에 최종적으로 불러야 하는데, 자꾸 일찍 오라고 하니까 우린 못 나간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34)씨의 특검 출석 일정이 정해지기 전, 시형씨의 변호를 맡은 이동명(55·사법연수원 11기) 변호사는 지난 23일 특검팀의 출석 요구 통보에 불만을 나타냈다. 현직 대통령 아들인 만큼 다른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최종 확인 차원에서 불러 조사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의 수사 과정을 보면 통상 막바지 단계에서 핵심 인물을 불러 조사한 뒤 수사를 마무리하는 수순을 밟아왔다. 실무자 등을 조사해 혐의에 대한 사실관계를 탄탄히 다진 뒤, 마지막으로 유력 정치인이나 기업 총수 등 ‘윗선’을 불러 책임을 추궁하는 식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 일가의 서울 내곡동 사저 터 헐값 매입 사건을 수사중인 이광범 특별검사팀은 내곡동 사저 터 매입의 실무 책임자인 김인종(67) 당시 청와대 경호처장조차 부르지 않은 상태에서 곧바로 이시형씨를 불러 조사한다. 이창훈 특검보는 “이시형씨는 검찰에서 서면조사만 받았기 때문에 시형씨를 불러 이야기를 들어보는 게 맞다고 판단해 부르는 것”이라며 “수사 계획에 맞춰 진행하는 것일 뿐 시형씨 소환 시기에 특별한 의미가 있진 않다”고 말했다.
특검이 이시형씨를 일찍 불러 조사한다는 것은 이씨가 이번 사건의 ‘핵심’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건의 ‘기획자’는 따로 있고, 이시형씨 쪽 주장대로 시형씨는 ‘단순 배달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시형씨와 가까운 한 지인은 23일 <한겨레> 기자와 만나 “시형씨는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돈을 마련해 전달했을 뿐, 땅값조차 알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특검은 이시형씨를 조사한 뒤 김인종 전 경호처장과 김백준(72) 전 총무기획관 등을 불러 조사하며 ‘윗선’으로 올라갈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김인종 전 경호처장이 ‘내곡동에 11억2000만원 정도면 140평 부지를 구입할 수 있다’고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그 정도면 좋다’는 이 대통령의 허락을 받아 사저 터 매입을 추진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내곡동 사저 특검 수사의 진짜 ‘조용필’은 누가 될까?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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