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문
용산참사 검사였던 강수산나 영사
‘상영 추진 목사가 협박’ 신고 논란
동포목사쪽 “협박한 적 없다” 반박
‘상영 추진 목사가 협박’ 신고 논란
동포목사쪽 “협박한 적 없다” 반박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주재 한국 총영사관 영사로 파견 근무중인 강수산나(44) 검사가 용사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 상영회를 추진 중인 현지 동포 지성수 목사를 협박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강 영사는 2009년 서울중앙지검 공안부 재직 당시 용산참사 사건을 담당했고, 영화 <두 개의 문>에도 그가 법정에서 발언하는 목소리가 등장한다.
22일 지 목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난 12일 강 영사를 협박한 혐의로 호주연방경찰(AFP)의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지 목사는 현지 동포단체들과 함께 용산참사 유가족을 초청해 오는 26일 시드니의 한 극장을 빌려 <두 개의 문> 상영 행사를 추진 중이었다.
이와 관련해 외교통상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 목사가 지난 9일 영사관을 찾아가 ‘강 검사의 출퇴근 경로를 모두 파악했고, <두 개의 문> 상영 무렵 강 검사에게 좋지 않은 일이 행해질 수 있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영사관이 현지 경찰과 함께 강 검사의 신변보호 방안을 논의했고, 경찰은 지 목사의 행위가 ‘외교관에 대한 협박’이라고 판단해 조사를 벌였다는 것이다.
반면 지 목사는 “영사관이 입주한 건물 1층 카페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다른 영사를 만나 <두개의 문> 입장권을 팔면서 ‘영화 관람객과 함께 영사관 앞에서 손팻말 시위를 하거나 관객들이 강 검사 면담을 요청할 수도 있고 그러면 충돌이 일어날 수 있으니 대비하라’고 조언한 것일 뿐”이라며 “‘출퇴근 경로를 알고 있다’거나 ‘좋지 않은 일이 행해질 수 있다’고 협박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강 검사가 직접 지 목사를 경찰에 신고했는지를 두고도 양쪽의 말이 엇갈리고 있다. 강 검사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신변 위협을 느껴 평소 친하게 지내던 현지 검사와 상의했더니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한 검사가 경찰에 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 목사는 “내 변호사가 경찰에 ‘강 검사가 지 목사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느냐’고 물으니, 경찰이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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