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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구미 가스누출 피해 확산…소방관 200명 병원행

등록 2012-10-03 20:54수정 2012-10-04 16:52

피부발진과 호흡 곤란 등 호소
병원치료 하루새 100여명 늘어
시 축소·졸속대처에 주민 분노
대피 하루 만에 돌아오게 하고
중화제 비축 안돼 물로 씻어내
경북 구미시 산동면 구미국가산업단지 화학공장에서 일어난 불산(불화수소산) 가스 누출 사고 피해가 주민들뿐 아니라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과 경찰관 등으로 계속 번지고 있다. 사고 여파가 커지고 있는데도 “더이상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사태를 축소하고 졸속 대처로 일관하고 있는 구미시 당국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3일 구미시와 구미소방서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달 27일 사고 발생 이후 3일 오후 7시 현재까지 이번 사고로 병원 검진을 받은 환자는 563명이다. 2일 410명에서 하루 만에 100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사고가 난 ㈜휴브글로벌 공장 노동자 4명과 펌프 수리업체 직원 1명이 숨진 데 이어, 주민 300여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고,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과 경찰, 기자 등도 피부 발진과 호흡곤란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구백(56) 구미소방서장도 피부 발진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구미소방서 대응구조과 관계자는 “사고가 났을 때 구미소방서 소방관 200여명이 출동했는데 대부분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구미시의 안일한 행정편의주의에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고 발생 당시 공장과 100여m 떨어진 봉산리의 박명석(50) 이장은 자체 판단으로 250명가량의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그러나 하루 만인 28일 시는 “위험물질 농도가 기준치 이하”라며 주민들을 설득해 모두 마을로 돌아오게 했다. 여전히 불산 냄새가 나자 주민들은 불안해했다. 주민 20여명은 다시 친척집 등으로 피했지만 갈 곳이 없는 주민들은 마을에 머물렀다. 박 이장은 “다시 대피해야 하지 않냐고 공무원에게 물으니 조사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말을 할 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수민 구미시의원(녹색당)은 3일 성명을 내어 “위험물질이 퍼진 상황에서 시가 주민들을 돌아오게 한 것은 문제를 축소하기 위한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 지금이라도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역학조사를 해야 한다”고 시에 요구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주민들은 이렇게 가까운 곳에 독극물 처리업체가 있었다는 것조차 몰랐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 발생 대응 매뉴얼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중화제인 석회를 비축해 놓지 않아 사고 발생 22시간 뒤에야 석회를 구해 와서 뿌려야 했다. 다급한 구미시는 소방차를 동원해 석회 대신 물을 뿌려 불산을 씻어냈다. 물에 녹는 물질인 불산에 물을 뿌리는 바람에, 불산이 물과 섞여 주변 토양을 오염시키고 인근 낙동강으로 흘러들었을 것이라고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주장했다. 사고 현장은 낙동강 본류와 직선거리로 6.4㎞, 지천인 한천과는 불과 1㎞ 떨어져 있다. 구미취수장과의 거리도 7㎞ 정도다.

2·3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구미시는 지난 2일 대구지방환경청에 토양오염도 검사와 지하수 수질 검사 등을 의뢰했다. 김동진 구미시 환경위생과 수계수질담당은 “불산이 강한 산성이긴 하지만 잔류성과 축적성이 있는 물질은 아니라 3차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정임 순천향대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낙동강은 물의 양이 많아서 불산이 크게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사고 현장 주변 토양이나 하천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구미/김일우 기자,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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