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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창 없는 고시원 전전하는 ‘홈리스 청춘’

등록 2012-09-10 20:53

40%가 “20년 넘어야 내 집 살 듯”
토론회서 대학 주거전담부서 제안
키 179㎝인 박기덕(28)씨가 고시원 침대에 누우면 발이 침대 밖으로 삐져나왔다. 박씨는 돈을 벌기 위해 2007년 고향인 충북 제천을 떠나기 전까지 부모님과 함께 105㎡ 넓이의 아파트에서 살았다. 그에 비하면 창문도 없는 2.5㎡짜리 서울 고시원 방은 감옥 같았다. 답답한 마음에 그는 흰 도화지에 파란 하늘이 내다보이는 창문 그림을 그려 방 벽에 붙였다. 그렇게 이 고시원에서 6년을 버텼다.

보험설계사인 박씨는 서울 생활을 시작한 뒤로 적은 월급을 쪼개 사느라 하루도 빠짐없이 10원 단위까지 가계부에 적고, 시장에서 중고 옷을 사 입었다. 그런데도 매달 1일 월세 내는 날이 돌아올 때마다 가슴이 서늘해진다. “한 달 전 지금 고시원으로 이사올 때 막걸리를 사들고 집주인을 찾아가 제가 고생한 얘기를 늘어놓은 뒤에야 월세를 50만원에서 40만원으로 겨우 깎았죠. 제 집 마련이요? 한 20년?”

박씨처럼 월세 내기도 벅찬 청년들에게 내집 마련이란 꿈만 같다. 김영경 서울시 청년명예부시장이 이끄는 프로젝트팀 ‘청년암행어사’가 지난 8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만19~39살 청년 232명을 상대로 조사해보니, 자신이 원하는 집을 사는 데 ‘20년 이상 걸릴 것 같다’고 응답한 사람은 38.7%에 이르렀다. 전체 응답자 중 15.9%(37명)는 ‘평생 불가능할 것 같다’고 답했다.

청년암행어사와 민달팽이유니온 등 10여개 시민단체들이 지난 4일 서울시 서소문청사에서 ‘주거와 자립’을 주제로 ‘2012 서울 청년 정담회- 여기, 청년이 있다’ 2회 토론회를 열었다. 70여명의 참석자들이 주거 문제로 겪는 고민을 나눈 이날 토론회에선 정책 제안도 나왔다.

성승현 ‘하우징 롸잇 프로젝트’ 활동가는 “대학에서 학생 주거복지 전담부서를 만들면 학생들에게 저렴한 수수료를 받고 주거지를 직접 중개해주거나, 집세를 담합하는 집주인들에게 집단적으로 대응하는 조합 같은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경 명예부시장은 “서울시가 약속한 임대주택 확대와 주택협동조합 활성화 방안이 청년을 비롯한 1~2인 가구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목소리를 모아가겠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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