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운동연합은 매년 계속되는 강남역 침수의 주요 원인이 강남역과 삼성전자 사옥을 잇는 지하 연결통로라며 삼성전자 사옥 지하주차장 일부를 우기에 임시 저류조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4일 보도자료를 내어 “2010년 이후 해마다 계속된 강남역 침수의 주요 원인은 강남역과 삼성전자를 잇는 지하연결통로”라며 “실제로 하수암거(하수관) 배치가 변경된 2010년부터 강남역은 해마다 빗물에 잠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집중호우가 내리면 빗물을 저장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 본관 지하 주차장을 임시 저류조로 쓰도록 해달라는 청원을 다음 아고라에 올렸다. 10만명을 목표 청원인으로 한 달간 모집한 뒤 서초구청과 삼성전자에 청원서를 낼 예정이다.
삼성전자 건물이 강남 물바다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은 지난 5월 감사원이 서울특별시 등 8개 지방자치단체를 감사해 내놓은 ‘도시지역 침수예방 및 복구사업 추진실태 감사결과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당시 감사원이 ‘강남대로 침수예방 사업 추진 부적정’이라는 제목으로 서초구청에 보낸 주의요구·통보서를 보면, 2007년 3월 삼성전자는 신축 사옥과 강남역을 잇는 지하통로를 만들도록 승인해달라고 서초구청에 요청했다. 하지만 서초구청 재난치수과에서는 이 지하통로가 당시 설계 중이었던 하수관 확장 공사를 간섭하는지 검토하지 않고 건축과에 회신했다.
서초구청은 하수관을 옮겨야할 부지엔 이미 다른 빌딩 지하층이 차지하고 있어 하수관을 매설할 수 없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가, 삼성 본관 지하연결통로 공사가 진행 중인 2008년4월에야 시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에 서초구청은 또 다시 다른 곳으로 하수관을 내도록 설계를 변경하면서, 물이 흐르는 방향과 거꾸로 경사를 내고 다른 구조물에 방해를 받도록 설계한 도면을 아무런 검토도 하지 않고 승인했다.
감사원은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10년에 한 번 꼴로 내리는 시간당 75㎜의 폭우가 오면 당초 설계대로는 침수되지 않는 4개 맨홀에서 시간당 81㎥의 물이 솟구친다”며 “그 결과 262억여원의 하수관 확충 공사비 등을 들이고도 강남역 일대에 지속적인 침수피해가 우려되고, 추가 공사비까지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하수관이 옮겨진 이후인 2010년부터 폭우가 내리면 강남역이 침수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서초구청은 “넘치는 물의 양이 미미해 강남역 전체에 침수를 일으켰다고 보기 어렵고, 2010~2011년 침수 피해는 하수관이 완공된 2012년 이전에 일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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