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김용민 사건 겪고도 민주당 교훈 못얻어”
김용민 “고상한 말 하는 사람만 정치할 자격 있나”
김용민 “고상한 말 하는 사람만 정치할 자격 있나”
이종걸 민주통합당 최고의원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를 ‘그년’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와 시사평론가 김용민씨가 트위터를 통해 설전을 벌였다. 진 교수가 지난 7일과 8일에 걸쳐 지난 총선 때 막말 파문을 일으킨 김용민씨 사례를 언급하며 민주당이 이번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비판했고, 김씨가 이에 응대하며 논쟁이 시작됐다.
진 교수는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unheim)에 “이종걸 의원의 막말 파문. 저속하고 유치한 인신공격. 이분이야말로 국회에서 제명해야 할 듯. 민주당, 김용민 사태를 겪고도 아직 배운 게 없나 봅니다”며 김씨의 막말 파문으로 총선에서 불이익을 본 민주당이 아직 교훈을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8일에도 “김용민 사건을 겪고도 아직 정신 못 차린 자들이 많네요. 생쥐도 시행착오를 통해 배웁니다”며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러자 김씨가 반박에 나섰다. 그는 8일 자신의 트위터(@funronga)에서 “진중권 교수가 ‘김용민 사태를 겪고도 아직 배운 게 없나 보다’라고 한 모양이지요. 고상한 말 하는 사람만 정치할 자격 있다는 평가는 아니겠지요. 욕한 사람 국회에서 제명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이종걸 의원 ‘그년’ 발언을 옹호하거나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며 진 교수의 주장을 반박했다.
논쟁은 하루를 거른 10일 다시 시작됐다. 진 교수는 “진보의 ‘가치관’이 무너졌습니다. ‘저의’나 ‘도덕’ 대신에 들어선 것이 조야한 ‘편’과 ‘힘’의 논리. (중략) 믿을 거라곤 쌍욕과 음모론뿐. 딱 그 꼬라지죠”라며 다시 민주당과 진보 진영을 비판하는 글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는 “이종걸 의원에 대해 ‘제명’ 얘기까지 꺼낸 것은 그 때문입니다. 이런 거 바로바로 쳐내지 않으면, 대선에서 제2, 제3의 김용민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며 다시 김씨를 거론했다.
이어 진 교수는 김씨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김용민은 아직도 반성이 채 안 된 모양입니다. 시간을 좀 더 줘야 할까요?”라며 “김용민씨 당신 생각으로는 라이스 강간 운운하던 사람에게도 국회의원 할 ‘자유’가 있을지 모르나, 대다수의 유권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건 김용민씨의 낙선을 통해 객관적으로 입증된 사실입니다”라며 김 평론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에 김 평론가는 “이종걸 의원 발언, 비판받고 사과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10 잘못한 것을 100으로 만들어 새누리당은 국면전환용으로 활용하고, 장악된 언론은 지원사격을 해주고, 여기에 고결한 진보 지식인은 꼬리자르기를 하는 패턴. 이건 온당한가요?”라며 다시 반박에 나섰다. 그도 진 교수를 향해 “진중권 선생께 말씀드립니다. 저 반성 안 했냐고요? 네, 했습니다. 파문 터지자마자. 또 낙선해 심판받았습니다. 교수님께 묻고 싶네요. 변희재에 대한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 발언, 법원 판결로 유죄가 인정된 ‘사실’이 있는데 반성하십니까”라며 진 교수도 명예훼손 발언으로 유죄를 받은 일을 반성하고 있는지 물었다.
결국 논쟁은 김 평론가가 10일 낮 12시께 “총선관련 평가에 대해 저는 겸허히 듣고 있어야만 한다는 마음을 잃은 것 같습니다. 이미 퍼질대로 퍼졌지만 모든 글을 삭제합니다. 죄송합니다”라며 자신의 트위터에서 관련 글을 모두 지우면서 막을 내렸다.
논쟁을 지켜본 변희재 주간 미디어워치 대표는 10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pyein2)에 “진중권 vs 김용민의 막말 논쟁, 재밌네요. 한놈은 허위사실 유포하다 대법에서 유죄받은 범죄자이고, 다른 한 놈은 성폭언과 쌍욕으로 자기팀 선거 망친 주범이네요”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담은 글을 남겼다.
한윤형 미디어스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a_hriman)에 “김용민이 진중권더러 님은 법원 유죄판결 받고 반성했느냐고 항변했나본데 ‘강간’ 발언을 ‘듣보잡’ 발언과 등치시키는 사람과는 더 이상의 대화가 불가능하고, 사과를 받는 것도 무의미하다”며 진 교수가 변 대표에게 “듣보잡” 발언을 한 것과 “유영철을 풀어 부시, 럼스펠트, 라이스는 아예 강간을 해가지고 죽이는거에요”라고 주장한 자신을 똑같은 선상에 둔 김 평론가와는 대화를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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