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들이 23일 새벽 박영호 ㈜콜트·콜텍 사장의 가면을 쓴 채 서울 강서구 등촌돈 콜텍 본사에서 ‘아트 어택’을 펼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설치예술가·문화활동가 등
콜트·콜텍 투쟁 2000일 맞아
어제 새벽 본사 앞 퍼포먼스
부당 정리해고 항의뜻 표현 어둠이 짙게 깔린 23일 새벽 4시5분, 가면을 쓴 한 남자가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있는 기타제조업체 콜텍 본사 앞에 섰다. “우리는 지금부터 2000일 전 박영호가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의 공장을 일방적으로 폐쇄했던 폭력에 예술적인 답례를 시작합니다.” 그가 쓴 가면에는 ㈜콜트·콜텍 박영호 사장의 사진이 새겨져 있었다. 성명서의 마지막 문장이 끝나자 가면과 복면을 쓴 10명이 뒷골목에서 콜텍 본사 앞으로 뛰쳐나왔다. 이들은 철로 만든 회사 입구의 고리를 순식간에 쇠사슬로 묶고 자물쇠로 걸어잠갔다. 정문 옆 기둥에는 누군가 대법원 공문서를 패러디한 벽보를 붙였다. “콜텍 본사를 직장폐쇄함”이라고 적혀 있었다. 또다른 이들은 정문 좌우를 바삐 오가며 ‘접근금지’라고 쓰인 테이프를 칭칭 감았다. 정문을 봉쇄하는 작업을 마친 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물총을 뽑아들었다. 물총에서 먹물이 뿜어져 나왔다. 아무렇게나 휘갈긴 먹물이 회사 건물 벽을 새카맣게 물들였다. 이윽고 새벽 4시20분 이들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15분에 걸친 이날 행동을 이들은 ‘아트어택’(art attack·예술행동)이라 불렀다. 설치예술가·문화활동가 등 11명이 콜텍 사장의 이름을 딴 ‘박영호 예술행동단’을 만들어 이날의 아트어택을 준비했다. 23일은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의 투쟁이 2000일을 맞은 날이었다. 2007년 7월 사쪽이 경영위기와 노사갈등을 이유로 공장을 폐업하고 정리해고를 단행한 데 대한 항의의 행동이었다. 익명을 요청한 ‘박영호 예술행동단’의 단원은 “사쪽이 마음대로 공장을 폐쇄해 노동자를 정리해고한 것을 비틀어 우리도 회사를 폐쇄함으로써 그 만행을 예술로 기록에 남기려 했다”고 말했다. 아트어택은 일종의 시민불복종 운동이다. 사회적 발언을 위해 기꺼이 처벌을 감수하며 실정법의 경계를 넘겠다는 시민들의 저항이다. 이 가운데서도 예술적 감수성을 발휘해 시민불복종 행동에 나서는 것을 ‘아트어택’이라 한다. 국내에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포스터에 쥐그림을 그린 대학강사 박정수씨나 전두환·박근혜 풍자 포스터를 길에 붙인 이하씨 등의 활동을 통해 아트어택이 알려졌다. 기타를 만들어온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처지에 공감한 국내 문화예술가들은 2008년부터 관련 공연을 여는 등 지원활동을 벌여왔다. 특히 지난 15일부터는 인천 부평구의 비어 있는 콜트 공장을 점거해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 421-1 콜트콜텍전시회’도 열고 있다. 현재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46명은 공장 재가동과 원직 복직을 요구하며 부평공장 등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박 사장이 부평공장을 매각해 농성자들은 여기서마저 쫓겨날 상황에 놓여 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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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트·콜텍 투쟁 2000일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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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 정리해고 항의뜻 표현 어둠이 짙게 깔린 23일 새벽 4시5분, 가면을 쓴 한 남자가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있는 기타제조업체 콜텍 본사 앞에 섰다. “우리는 지금부터 2000일 전 박영호가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의 공장을 일방적으로 폐쇄했던 폭력에 예술적인 답례를 시작합니다.” 그가 쓴 가면에는 ㈜콜트·콜텍 박영호 사장의 사진이 새겨져 있었다. 성명서의 마지막 문장이 끝나자 가면과 복면을 쓴 10명이 뒷골목에서 콜텍 본사 앞으로 뛰쳐나왔다. 이들은 철로 만든 회사 입구의 고리를 순식간에 쇠사슬로 묶고 자물쇠로 걸어잠갔다. 정문 옆 기둥에는 누군가 대법원 공문서를 패러디한 벽보를 붙였다. “콜텍 본사를 직장폐쇄함”이라고 적혀 있었다. 또다른 이들은 정문 좌우를 바삐 오가며 ‘접근금지’라고 쓰인 테이프를 칭칭 감았다. 정문을 봉쇄하는 작업을 마친 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물총을 뽑아들었다. 물총에서 먹물이 뿜어져 나왔다. 아무렇게나 휘갈긴 먹물이 회사 건물 벽을 새카맣게 물들였다. 이윽고 새벽 4시20분 이들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15분에 걸친 이날 행동을 이들은 ‘아트어택’(art attack·예술행동)이라 불렀다. 설치예술가·문화활동가 등 11명이 콜텍 사장의 이름을 딴 ‘박영호 예술행동단’을 만들어 이날의 아트어택을 준비했다. 23일은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의 투쟁이 2000일을 맞은 날이었다. 2007년 7월 사쪽이 경영위기와 노사갈등을 이유로 공장을 폐업하고 정리해고를 단행한 데 대한 항의의 행동이었다. 익명을 요청한 ‘박영호 예술행동단’의 단원은 “사쪽이 마음대로 공장을 폐쇄해 노동자를 정리해고한 것을 비틀어 우리도 회사를 폐쇄함으로써 그 만행을 예술로 기록에 남기려 했다”고 말했다. 아트어택은 일종의 시민불복종 운동이다. 사회적 발언을 위해 기꺼이 처벌을 감수하며 실정법의 경계를 넘겠다는 시민들의 저항이다. 이 가운데서도 예술적 감수성을 발휘해 시민불복종 행동에 나서는 것을 ‘아트어택’이라 한다. 국내에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포스터에 쥐그림을 그린 대학강사 박정수씨나 전두환·박근혜 풍자 포스터를 길에 붙인 이하씨 등의 활동을 통해 아트어택이 알려졌다. 기타를 만들어온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처지에 공감한 국내 문화예술가들은 2008년부터 관련 공연을 여는 등 지원활동을 벌여왔다. 특히 지난 15일부터는 인천 부평구의 비어 있는 콜트 공장을 점거해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 421-1 콜트콜텍전시회’도 열고 있다. 현재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46명은 공장 재가동과 원직 복직을 요구하며 부평공장 등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박 사장이 부평공장을 매각해 농성자들은 여기서마저 쫓겨날 상황에 놓여 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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