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잔존물처리업체 거쳐
사이클·헬멧 온라인에 내놔
누리꾼들 성토 댓글 잇따라
사이클·헬멧 온라인에 내놔
누리꾼들 성토 댓글 잇따라
지난 5월 훈련 도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북 상주시청 사이클 선수들의 부서진 사이클과 헬멧이 버젓이 경매에 부쳐진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상주시청과 ㅅ보험사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1일 보험사 잔존물 처리 대행업체인 ㄹ사가 한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 파손된 사이클과 헬멧을 올렸다. 그런데 몇몇 누리꾼이 경매 안내문 가운데 “5월1일 발생한 교통사고 관련 물품”이란 문구를 보고 사이클의 출처를 알게 됐다. 5월1일 경북 의성군에서 훈련을 하다 25t 덤프트럭에 치여 숨진 상주시청 실업사이클 선수단 소속 선수 3명과 중상을 입은 선수 4명이 타던 사이클이었다.
누리꾼들은 이를 성토하는 댓글을 달며 격하게 비난했다. 한 누리꾼은 “어떻게 하나 보자”며 항의의 뜻으로 입찰가격을 24억4500만원으로 써내기도 했다.
취재 결과, 불의의 사고로 숨진 이들의 유품은 상주시청, ㅅ보험사, ㄹ사 등을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클과 헬멧은 원래 상주시청 소유였는데, 가해 차량의 보험사인 ㅅ보험사가 사망자 및 재산손실에 대한 보상금을 치른 뒤 망가진 사이클 등의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ㅅ보험사는 자회사를 통해 각종 사건·사고 처리 뒤 회사 소유로 넘어온 물건을 처분하는 일을 맡는 잔존물 처리 대행업체에 보내 팔도록 했다.
ㅅ보험사는 언론에 크게 다뤄진 비극적 사고에서 나온 유품임을 알고도 어떤 특별한 조처도 하지 않은 채 외부 업체에 경매로 넘겼다. ㅅ보험사 쪽은 “수만건의 잔존물을 기계적으로 처리하다 보니 상주시청 사이클 선수 사고 물품인 것을 전달하지 못했다”며 “법률에 따른 것이지만 업무를 사려 깊게 진행하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잔존물 처리 대행업체인 ㄹ사 관계자도 “서울 송파구의 한 자전거 가게에 사이클이 보관돼 있다는 것 외에 사고 발생 지점은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뒤늦게 ㅅ보험사는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되거나 비극적인 사건에서 나온 잔존물은 경매에 넘기지 않도록 하는 내부 규정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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