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위서 장로 3명 제명 무산
33명 “조목사 고발 처벌안돼”
33명 “조목사 고발 처벌안돼”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일가를 검찰에 고소한 장로들을 당기위원회에 회부해 교회에서 내쫓으려던 조 목사 쪽의 시도가 장로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순복음교회 최고 의결기구인 당기위원회에서 설립자인 조 목사 일가에 반발하는 공식 결정이 내려지는 이 교회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복수의 순복음교회 장로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6일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선교센터 10층 상황실에서 열린 당기위원회에서 조 목사와 그의 아들 조희준 전 국민일보사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장로 3명에 대한 제명 안건이 상정됐으나 곧바로 부결됐다.
복수의 참석자들은 “당기위원회 윤리위원장이 ‘조 목사를 고소하고 명예를 훼손한 부도덕한 행위를 했고, 교회 안의 문제를 교회법이 아니라 사회법으로 해결하려 했다’며 장로 3명의 제명안을 설명했지만, 참석한 37명의 장로 가운데 33명이 반대해 부결됐다”고 밝혔다. 당기위원회는 이 교회 내부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의결기구다. 당기위원회에 참석한 한 장로는 “그동안 침묵했던 대다수 장로들까지 조 목사 일가에 반기를 든 혁명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당기위원회 표결 방식부터 이례적이었다. 그동안 여의도순복음교회 당기위원회에서는 공개 거수로 모든 사안을 처리해왔는데, 이날만큼은 “중대 사안을 처리하는데 어떻게 거수로 표결할 수 있느냐”는 장로들의 요구에 따라 무기명 비밀투표로 치러졌다. 반대표를 던진 장로들은 “(조 목사와 조 전 회장의 배임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법적 결론이 내려지지도 않는데, 수십년간 교회를 위해 일해온 장로들을 교회에서 내쫓을 순 없다”며 제명안을 공개 반박하기도 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날 제명 대상자로 상정됐던 3명을 포함한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 소속 장로 29명은 지난해 9월, <국민일보> 평생구독료 380억원을 주식에 투자해 교회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조 목사와 조 전 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바 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뭉칫돈’ 최소한의 팩트도 못대면서…검찰, 왜 터뜨렸을까
■ 박근혜 “마지막 힘 다하려 한다”
■ 수학여행·봄꽃놀이 ‘공포의 질주’
■ 왕차관의 남자…“포스코선 그의 말이면 안되는 일 없었다”
■ 군대 간 김 일병, 애인과 문자는 ‘OK’
■ ‘뭉칫돈’ 최소한의 팩트도 못대면서…검찰, 왜 터뜨렸을까
■ 박근혜 “마지막 힘 다하려 한다”
■ 수학여행·봄꽃놀이 ‘공포의 질주’
■ 왕차관의 남자…“포스코선 그의 말이면 안되는 일 없었다”
■ 군대 간 김 일병, 애인과 문자는 ‘OK’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