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분장을 한 아이쿱소비자활동연합회 회원이 3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27일 서 장관이 경기도의 한 냉동창고에서 수입쇠고기 검역시스템을 점검하던 모습을 풍자하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박선일 교수 “과학-정치 섞어 토론하고 싶지 않다” 거절
근거논문도 안보내…이영순 명예교수는 사실왜곡 망신
근거논문도 안보내…이영순 명예교수는 사실왜곡 망신
우희종(서울대 수의대 교수) : 광우병 걸린 소도 에스아르엠(SRM, 특정위험물질)만 제거하면 먹어도 된다는 말인가?
박선일(강원대 수의대 교수) : 당연하다
우 : 금시초문이다. 근거가 있나?
박 : 그러면, 광우병 소의 전체가 위험하다는 과학적 문헌 있나?
우 : 보내드리겠다. 공개해도 좋다.
박 : 반론논문 보내드릴 수 있다.
지난 2일 <문화방송>의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벌어진 논쟁의 일부이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국회 상임위에서 “광우병 걸린 소라도 에스아르엠만 제거하면 안전하다”고 누차 강조한 바로 다음날이었다. 논쟁이 진실공방으로 번지자, 진행자가 “근거자료를 들고 다시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하고 방송을 마감했다.
7일 아침에 열린 두 전문가의 2차 논쟁에서 박 교수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진행자는 “박 교수가 ‘개인사정으로 참석못하니 양해해달라’는 문자를 보내온 뒤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광우병 걸려도 살코기는 안전하다’는 논문 자료도 보내오지 않았다. 박 교수와는 이날 오후 전화통화를 할 수 있었다. 그는“주말 티브이(TV) 토론에서 충분히 이야기했고, 과학과 정치를 혼합해서 이야기하는 우 교수와 토론하고 싶지 않다”고 ‘방송출연 거절’ 이유를 기자에게 설명했다. “(내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문은 널려있다”고도 했다. 박 교수는 서규용 장관이 주장하는 ‘과학적 논리’의 이론적 틀을 제공하는 학자로 알려져 있다.
우 교수는 이날 스위스의 비영리단체인 ‘동물전염병 및 식품안전 국제포럼(TAFS)’에 발표된 논문 등 ‘광우병 소의 살코기 위험성’을 뒷받침하는 여러 근거자료들을 제시했다. 우 교수는 “에스아르엠을 제거한 살코기가 안전하다는 것은 건강한 소에 해당하는 이야기일 뿐”이라면서 “광우병에 걸린 소는 전체가 에스아르엠으로 분류돼 모두 폐기 처분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30일에는 정부가 신뢰하는 광우병 전문가로 알려진 이영순 서울대 명예교수가 기자들과의 공개 일문일답에서 “(정형) 광우병은 사라졌다”고 사실 왜곡을 해, 망신을 사기도 했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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