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이석(오른쪽)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동물방역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미국 광우병 젖소 실태 조사를 위한 민관합동조사단이 30일 오전 인천 국제공항 출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조사단은 다음달 9일까지 열흘간 미 농무부를 방문해 광우병 발생 상황과 역학조사, 사료 안전실태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2010년 캐나다행땐 ‘비판적 외부전문가’ 3명 포함
유일한 ‘비공무원’ 소비자단체 대표도 들러리 논란
농식품부 “효율성 고려…이해깊은 전문가들 중심”
유일한 ‘비공무원’ 소비자단체 대표도 들러리 논란
농식품부 “효율성 고려…이해깊은 전문가들 중심”
광우병 현지조사를 위해 30일 미국으로 떠난 민관 합동 조사단 9명 중 8명이 농림수산식품부 산하기관인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부와 다른 의견을 가진 전문가들은 조사단 구성뿐 아니라, 자문을 듣는 과정에서도 철저하게 배제됐다.
농식품부는 지난 29일 미국 광우병 조사단 9명 중 6명이 농식품부 및 검역검사본부 공무원이고, 나머지 3명은 학계와 수의사회 및 소비자단체 대표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학계 대표인 유한상(51) 서울대 교수는 1984년까지 1995년까지 11년 동안 국립수의과학검역원(현 검역검사본부)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 교수는 지난 26일 열린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의 기자간담회에 전문가로 참석해 정부 쪽 주장을 보충 설명했다.
옛 농림부 공무원 출신인 김옥경(68) 대한수의사 회장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3월 말부터는 다시 검역검사본부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1999년 이전에는 당시 농림부에서 축산국장을 맡았으며, 같은 무렵 농림부 식량생산국장을 지낸 서규용 현 장관과는 자타가 공인하는 ‘절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소비자단체 대표인 전성자(72) 한국소비자교육원장 한 사람을 제외한 8명이 검역검사본부 공무원 출신으로 구성된 것이다.
또 소비자단체 대표로 조사단에 포함된 전 원장을 두고는 구색맞추기식 ‘들러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 원장은 광우병과 같은 식품안전 관련 활동을 한 적이 거의 없다. 실제로 농식품부에서는 애초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김연화) 등에 조사단 참여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단에 걸맞는 소비자단체 인사를 찾지 못한 농식품부가 평소 서 장관과 가깝고 농식품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전 원장을 조사단에 포함시켰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농식품부의 이번 민관 합동 조사단 구성은 지난 2010년 말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 개방을 앞두고 조사단을 꾸렸을 때와 크게 대비된다. 당시 농식품부는 서울대 우희종 교수, ‘국민 건강을 위한 수의사 연대’의 홍하일 대표와 박상표 정책국장 등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온 외부 전문가 3명을 조사단에 포함시켰다. 친정부 성향의 교수 1명을 조사단에 추가하는 문제를 놓고 갈등이 빚어지면서 출국 하루 전날 조사단 파견이 취소되고 말았지만, 지금과 달리 당시 농식품부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을 상당히 기울였던 셈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조사단 활동의 효율성을 고려해, 이해가 깊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조사단 구성뿐 아니라 수입중단 여부 결정과 관련해 자문을 얻는 과정에서도 농식품부는 정부에 비판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은 거의 듣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박상표 정책국장은 “캐나다 쇠고기 문제 때와 달리 이번에는 정부에서 우희종 교수나 우리 쪽의 의견을 한번도 물어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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