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광우병’ 검역주권 실종
농식품부·학계·소비자단체 9명
문제발생 농장 현장검증 못해
“독자적 평가 권한없어” 비판도
농식품부·학계·소비자단체 9명
문제발생 농장 현장검증 못해
“독자적 평가 권한없어” 비판도
우리 정부의 미국 광우병 조사단이 30일 현지로 떠난다. 그러나 광우병 발생 농장을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데다 정부와 목소리가 같은 사람들 일색으로 조사단이 구성됐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9일 농식품부(2명)와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4명), 학계(1명), 소비자단체(1명) 및 유관단체(1명) 대표들로 구성된 9명의 조사단이 30일 미국으로 떠나 다음달 9일 돌아온다고 밝혔다. 검역검사본부의 주이석 동물방역부장이 단장을 맡는 조사단은 미국 도착 첫날 워싱턴 디시(DC)의 미국 농무부를 방문해 △광우병 발생 및 역학조사 상황 △비정형 광우병으로 판단한 근거 △소의 연령을 10년7개월로 밝힌 경위 등에 대해 브리핑을 듣고 질의응답 및 확인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조사단은 이어 광우병 확진 판정을 내린 아이오와주의 미국 국립수의연구소와 광우병 소의 시료를 최초 간이조사한 캘리포니아의 데이비스대학, 소의 사체를 처리한 캘리포니아의 렌더링 공장(동물 사체를 고온압축 처리해 우지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도축장과 가공장 및 사료공장도 방문해, 미국의 일반적인 쇠고기 안전관리 실태도 점검하기로 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현장인 광우병 발생 농장이 방문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미국 정부가 밝힌 소의 나이를 ‘현장검증’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의 전종민 검역정책과장은 “미국에서는 해당 농장주의 동의 없이는 방문이 불가능하고, 아직까지 미국 정부가 농장주의 동의를 받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사단의 구성 또한 신뢰를 얻기에는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념’이 같거나 불편하지 않은 사람들로 조사단을 구성한 것이다. 학계 대표인 유한상 서울대 교수는 수입 중단 불필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친정부 인사로 분류되고, 유관단체 대표인 김옥경 대한수의사회장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현 검역검사본부장) 출신의 전직 공무원이다. 소비자단체 대표라는 전성자 한국소비자교육원장도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과 친분이 두터운 인물이다.
우희종 서울대 교수(수의학)는 “현재 수입위생조건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광우병 조사단을 파견하더라도 원하는 작업장이나 도축장 등을 독자적으로 지정해 자체 평가하거나 필요한 조처를 취할 권한이 없다”며 “미국 조사단 옆에서 ‘구경꾼’ 역할만 맡는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일본은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미국과 쇠고기 협상을 할 때 현지조사 권한을 명시했다”고 덧붙였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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