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자 근신 끝! 국민 욕쟁이 행동개시
상심 끼쳐 죄송…정치 더 할 생각 없어”
나꼼수 활동 재개 선언
상심 끼쳐 죄송…정치 더 할 생각 없어”
나꼼수 활동 재개 선언
4·11 총선 막바지 ‘막말 파문’으로 선거전의 변수가 됐던 김용민 전 민주통합당 후보(서울 노원갑)가 선거 뒤 이틀간의 ‘자숙’을 깨고, 14일 트위터에 “낙선자의 근신은 끝났다! 국민욕쟁이 행동개시”라며 활동을 재개했다. 그는 이날 “이제 제가 무슨 욕을 해도 대중은 놀라지 않는다. 이 특권으로 서럽게 사는 사람 대리해 할 말은 하겠다”며 “이명박근혜, 새누리당, 조중동, 부패교회권력 여러분께는 참으로 힘빠지는 이야기겠으나 영업(?)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15일 오전 트위터를 보고 김 전 후보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랜만에 그의 웃음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아이고, 허허허허.”
“고생 많으셨습니다.”
전화통화는 20분 가량 이어졌고, 그는 “죄송하다”, “면목이 없다”, “반성한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은 없다”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김 전 후보는 총선 출마를 위해 입당했던 민주통합당을 탈당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정치를 더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일요일인데 교회엔 안 갔는지?
“다니던 교회 목사님이 선거 때 와서 기도를 해주셨는데, 그 때문에 말이 많아졌다. 교회에 가기는 어렵게 됐다. 그래서 교회 가는 대신 오늘 인터넷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었는데, 예배 도중에 다른 목사가 내 욕을 하더라. (한숨) 듣기 싫어서 꺼버렸다.”
-트위터 활동을 재개했는데.
“정권교체를 바라는 많은 분들의 마음에 상심을 끼쳐 너무 죄송스럽다.야권에 대한 역공의 빌미를 준 것도 죄송스럽다. 내 허물과 과오는 이제 다 내가 안고 살아야 하는 짐이다. 활동을 재개한 데 대해 나를 지지해주신 분들이 오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지금 해야 할 역할은, 조중동이 집중포화를 퍼부었어도 나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끄떡없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주 비장해보인다.
“이 시점에 나한테 ‘이슈 파이팅’(취재·보도를 통한 경쟁)이나 ‘어젠다 세팅’(의제 설정) 능력을 기대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내게 그럴 능력은 없다. 언론에 융단폭격 당할 때엔 정말이지…, 물론 상황이나 처지는 판이하게 다르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랬겠구나 싶은 생각까지 들더라. 그래서 ‘또라이’ 소리를 듣더라도 “또 일어나네” 소리를 듣고 싶어서 ‘멘붕’(‘멘탈붕괴’의 줄임말로, 정신적 공황을 일컫는 시쳇말) 상태로라도 발악하는 것이다.”
-민주통합당과의 관계 정리는?
“도움을 드리고 싶었지 폐를 끼치고 싶진 않았다. 어제 트위터 통해 “당적 없이 정치적 지분 없이 ‘나꼼수’의 한 멤버로 돌아갈 것”이라고, 사실상 정계은퇴 선언을 했다. 이제 정치를 더 할 생각은 없다.”
-당에 누구와 상의를 했는지? 탈당계는 냈나?
“이걸 뭐 상의할 필요 있을까? 탈당계는 아직 안 냈다. 실패했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판단을 받아들이고 자숙해야하는 건 맞지만, 조중동에게 빌미를 제공했다고 쫄아서 넙죽 엎드리는 건 아닌 것 같다. 더 맞아도 개의치 않겠다는 것이다. 그 모든 짐을 안겠다는 것이다.”
-나쁘게 보는 사람들은 또 비난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게 무슨 뜻인지는 나도 안다. 하지만 욕을 더 먹으면 또 얼마나 먹겠나. 언제가 되건 말은 다시 해야 할 것 아닌가. 일상으로 돌아와야지.”
-앞으로 계획은?
“‘벙커1’(‘나는 꼼수다’가 연 오프라인카페)에서 일할 것이고, 내년까지 나꼼수 방송을 잘 마칠 생각이다. 나꼼수 이후엔 인터넷 기반 뉴스채널을 만들어볼까 한다. 선거에 나가서 느껴보니 공격당하는 주요 지점에는 조중동이 아니라 방송이 있더라. (막말 보도가) 신문에만 나갔을 때엔 캠프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방송을 탔더니 사람들이 대하는 시선이 달라졌다. 민심이 싸늘해지는 게 피부로 느껴지더라. 그 빌미를 제공한 나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은 없지만….”
김 전 후보는 14일 트위터에 “다음주부터 벙커1에서 총괄 지배인 일을 할 것 같다”며 ‘매일 출근하느냐’는 질문엔 “특별한 일 없다면”이라고 적었다. <한겨레티비>의 ‘김어준의 뉴욕타임즈’를 다시 진행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아마 나꼼수(나는 꼼수다), 나꼽살(나는 꼽사리다) 말고 제가 나갈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전화상으로 그에게 복귀 의향을 다시 확인했으나 그는 “한겨레가 받아주겠나. 내가 이 상황에서 정치를 갑론을박하는 게 가당키나 한가”라며 손사래를 쳤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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