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개념녀’ 박혜림씨. 출처 미디어몽구 @mediamongu
선거를 하루 앞둔 10일 온오프라인에 투표 독려 열기가 뜨겁다. 유명인들의 “투표율 ㅇㅇ% 넘으면 ㅇㅇ하겠다”는 공약이 잇따르는 가운데 한 20대의 투표 독려가 인터넷에서 화제다. ‘광화문 개념녀’라는 별칭으로도 불리고 있는 박혜림(26)씨가 주인공이다.
박씨는 지난 5일 한 트위터 이용자가 “지금 광화문 광장에서 회사원 박모씨가 피켓 들고 투표독려 운동 중입니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투표율이 낮게 나왔다고 합니다”라며 함께 올린 사진 탓에 유명세를 탔다.
“아날로그형 인간이라 몰랐는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어 어색하고 쑥스럽다”는 박씨는 <한겨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투표는 씨앗입니다. 작은 한 표가 씨앗이 되어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 생각합니다”라고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투표한 적이 없다는 박씨는 “개인적인 반성에서 투표 독려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매우 부끄러운 부분입니다만, 저는 그동안 투표를 하지 않았습니다. 20대들이 흔히 느끼듯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구태 정치권에 대한 무조건적인 냉대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친오빠가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으면서도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에 출마하는 것을 보고 변화가 찾아왔다고 했다. “정치와 사회활동에 힘쓰시는 분들을 만나면서 그동안 소중한 한 표를 버려 왔다는 것을 깊이 반성했습니다. 그리고 예전의 제 모습과 같은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용기를 내게 되었죠.”
박씨는 청년비례대표에 출마했다가 탈락한 오빠의 ‘경선 동기’들과 함께 투표 독려 운동에 나섰다. 서울 광화문 광장 등에서 ‘4월11일, 투표하겠습니다. 약속의 하이파이브를 해주세요’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투표를 약속한 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 오후 4시 국회 앞에서 4·11 총선 직전 마지막 독려 운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박씨는 “정치를 모르는 제가 보기에도 (요즘) 힘들게 사는 사람들은 더 많아지며, 물가는 더 오르고, 다들 살기가 힘들다 한다”며 “정치란 사람들의 삶을 나아지게 해야 하는 것인 만큼 이번 총선뿐만 아니라 모든 선거가 중요하다고 깨달았다”고 말했다.
트위터 이용자 @choyongd***는 “꼭 투표하겠습니다”라고 호응했다. @Scorpion2***는 “멋진 신세대 여성”이라고 박씨를 추켜 세웠다. @purus***는 “바른 선택과 참여를 통한 의사표시는 젊은이로서 예쁜 행동”이라고 평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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