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목(67) 한국농산업경영연구소장
전 농림부 고위공무원 이헌목 소장의 ‘농정 비판’
절박하지 않은 이들이 예산 결정
임직원들이 농협의 주인노릇 해
‘한국농업 희망 솔루션’서 쓴소리 “농업에 목매지 않은 공무원들이 18조 예산을 결정해요. 치열하지 못하고 남의 등 긁는 소리나 합니다.”, “농협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면서 가장 먼저 임원 자리를 두배로 늘렸습니다. 임직원 연봉은 해마다 올려요. ‘농민은 빚잔치하고 농협은 돈잔치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가 없지요.” 이헌목(67·사진) 한국농산업경영연구소장이 최근 펴낸 <한국농업 희망 솔루션>에서 평생 몸담았던 ‘친정’을 향해 애증어린 독설을 쏟아냈다. 이 소장은 청와대 농림수산행정관과 농림수산식품부의 유통국장·식량국장 등 요직을 두루 지낸 고위 공무원 출신이자 농협중앙회에서는 조합감사위원장이란 중책을 맡았다. 2003년에는 농민단체인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한농연) 부설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앞만 보고 고집스럽게 일한다 해서 별명이 ‘독일 병정’이다. “공무원이 농업예산을 좌지우지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나마, 잘나가는 농민만 더 잘나가게 하는 엘리트 주의에 빠져 있어요. 공무원들은 절박하지도 않고 책임지지도 않습니다. 이러니, 농업예산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 게 이상하지요.” 그는 “프랑스처럼 주인인 농민이 정부와 대등한 위치에서 농정의 수립과 집행을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농민 혼자서는 안되니 하나로 뭉쳐야 해요. 농민의회에 해당하는 농업회의소도 꼭 설립해야지요.” 그는 책에서 가장 넓은 지면을 ‘농협 때리기’에 할애했다. 농협의 잘못이 가장 크고, 농협의 환골탈태 없이는 농업과 농촌의 변화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농협에는 돈과 인재가 다 모여 있습니다. 농협을 진짜 농민의 것으로 돌려 주어야 합니다. 중앙회와 지역조합의 신용사업을 통합해 하나로 만들고, 그 지분을 주인인 농민들 각자의 몫으로 나눠주어야 해요. 그렇게 농협에 대한 농민의 지배를 확실히 하면 주인의식이 확고해질 겁니다. 협동의 의미도 깨닫게 되겠죠.” 이 소장은 “지금은 임직원이 농협의 실질적인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면서 “농민이 농협과 농정의 주인으로 일어서는 것이 바로 우리 농업의 희망만들기”라고 말했다. “책을 펴내면서 공무원일 때 잘하지 왜 나와서 그러느냐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내가 잘하는 줄 알았고, 그 이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농민단체로 옮긴 뒤에야 ‘개안’을 했습니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임직원들이 농협의 주인노릇 해
‘한국농업 희망 솔루션’서 쓴소리 “농업에 목매지 않은 공무원들이 18조 예산을 결정해요. 치열하지 못하고 남의 등 긁는 소리나 합니다.”, “농협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면서 가장 먼저 임원 자리를 두배로 늘렸습니다. 임직원 연봉은 해마다 올려요. ‘농민은 빚잔치하고 농협은 돈잔치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가 없지요.” 이헌목(67·사진) 한국농산업경영연구소장이 최근 펴낸 <한국농업 희망 솔루션>에서 평생 몸담았던 ‘친정’을 향해 애증어린 독설을 쏟아냈다. 이 소장은 청와대 농림수산행정관과 농림수산식품부의 유통국장·식량국장 등 요직을 두루 지낸 고위 공무원 출신이자 농협중앙회에서는 조합감사위원장이란 중책을 맡았다. 2003년에는 농민단체인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한농연) 부설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앞만 보고 고집스럽게 일한다 해서 별명이 ‘독일 병정’이다. “공무원이 농업예산을 좌지우지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나마, 잘나가는 농민만 더 잘나가게 하는 엘리트 주의에 빠져 있어요. 공무원들은 절박하지도 않고 책임지지도 않습니다. 이러니, 농업예산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 게 이상하지요.” 그는 “프랑스처럼 주인인 농민이 정부와 대등한 위치에서 농정의 수립과 집행을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농민 혼자서는 안되니 하나로 뭉쳐야 해요. 농민의회에 해당하는 농업회의소도 꼭 설립해야지요.” 그는 책에서 가장 넓은 지면을 ‘농협 때리기’에 할애했다. 농협의 잘못이 가장 크고, 농협의 환골탈태 없이는 농업과 농촌의 변화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농협에는 돈과 인재가 다 모여 있습니다. 농협을 진짜 농민의 것으로 돌려 주어야 합니다. 중앙회와 지역조합의 신용사업을 통합해 하나로 만들고, 그 지분을 주인인 농민들 각자의 몫으로 나눠주어야 해요. 그렇게 농협에 대한 농민의 지배를 확실히 하면 주인의식이 확고해질 겁니다. 협동의 의미도 깨닫게 되겠죠.” 이 소장은 “지금은 임직원이 농협의 실질적인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면서 “농민이 농협과 농정의 주인으로 일어서는 것이 바로 우리 농업의 희망만들기”라고 말했다. “책을 펴내면서 공무원일 때 잘하지 왜 나와서 그러느냐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내가 잘하는 줄 알았고, 그 이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농민단체로 옮긴 뒤에야 ‘개안’을 했습니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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