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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오늘 치료 온 것으로 하겠습니다”
병원장-환자, 허위진료비 ‘나눠먹기’

등록 2012-03-12 21:29

건보공단 등서 7년간 1억5천만원 챙겨…36명 입건
서울 수서경찰서는 12일 환자의 내원 치료 기록을 허위 작성해 요양급여를 타낸 혐의(사기)로 한방병원장 유아무개(38)씨와 환자 이아무개(55)씨 등 3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한방병원을 운영하던 유씨 등 병원 관계자들은 2005년 6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던 환자들이 여러 번 더 방문한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꾸며 허위로 요양급여를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부당하게 받아 낸 요양급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5400여만원, 보험회사 18개로부터 1억여원 등 모두 1억50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들이 건보공단이나 보험사들이 환자들로부터 허위 진료기록을 확인할 수 없도록 환자들과 사전에 공모하는 수법으로 오랜 기간 들키지 않고 사기 행각을 벌여왔다고 밝혔다. 병원장 유씨 등은 환자의 진료 기록을 위조한 뒤, 환자들에게 “오늘 치료 온 것으로 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 환자들이 건보공단의 조사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 쪽은 부당하게 받아 낸 요양급여의 30%를 챙긴 뒤, 70%는 환자 개인의 적립금으로 만들어줬다. 환자들은 적립된 금액만큼 녹용 등 보약을 받아가거나 현금으로 찾아갔다. 입건된 환자 가운데는 생명보험사 임원과 보험대리점주 같은 보험업계 관계자도 포함돼 있는데, 이들은 병원의 진료기록 위조가 위법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적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진료기록 허위 작성에 가담한 환자는 병원 관계자들의 지인과 대기업 직원을 포함해 모두 282명에 이르지만 100만원 이상 챙긴 이들만 입건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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