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 우울증을 앓던 아내 김아무개(29)씨는 이날도 “아이만 이뻐하고 나한테는 관심이 없다”며 남편과 싸우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18일 새벽 1시, 반복되는 부부싸움에 지친 회사원 남편 송아무개(34)씨는 집을 나갔고 이틀 동안 들어오지 않았다.
혼자 남겨진 아내는 태어난지 8개월 된 딸에게 화풀이를 시작했다. 김씨는 이틀 전부터 설사와 고열 증상을 보이는 아이를 이불로 둘둘 만 뒤에 발로 엉덩이를 서너차례 때린 뒤 밥과 물을 주지 않았다. 김씨가 19일 오전 10시, 딸이 죽은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아이가 숨을 거둔지 상당 시간이 지난 후였다.
지난해 아이가 태어난지 백일을 넘겼을 때부터 김씨는 우울증 증세를 보여 9월부터는 정신과 치료를 세차례 받았다. 지난 해 6월에도 부부싸움을 한 뒤 김씨가 아이를 방치해, 아이가 탈수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해 ‘급성 신장 기능 상실’이라는 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다.
김씨는 경찰 수사 초반에 “우울증 약을 여러 알 먹고 오랫동안 자고 일어났을 때는 이미 아이가 죽어 있었다”며 “아이를 일부러 방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김씨가 잠을 잤다고 주장한 기간 동안 주변 사람들과 여러 차례 통화한 기록이 나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딸을 때리고 방치해 죽게 한 혐의(학대 및 유기치사)로 어머니 김아무개(2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우울증 치료를 받는 중이라 구속하지 않았다”며 “우울증을 앓는 김씨가 좀 더 일찍 정신과 치료를 받았더라면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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