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효정(25)씨
가톨릭대 의대 차효정씨
스키장 사고로 뇌사판정
아버지 “딸의 뜻 이뤄주려”
힘겹지만 장기기증 동의
스키장 사고로 뇌사판정
아버지 “딸의 뜻 이뤄주려”
힘겹지만 장기기증 동의
지난 19일 오후 4시25분 강원도 횡성군 성우리조트 스키장 초급자 코스. 안전요원이 슬로프에 누워있는 차효정(25·사진)씨를 발견했을 때, 효정씨는 의식이 없었다. 그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뇌의 90%가 손상돼 있었다. 수술 후에도 뇌파가 잡히지 않고, 호흡도 스스로 하지 못한 효정씨의 상태는 나빠져만 갔다. 의료진은 결국 22일 밤 11시 효정씨에게 뇌사 판정을 내렸다.
효정씨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뒤, 의사의 꿈을 안고 가톨릭대 의학전문대학원 2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가톨릭 교인으로 신앙심이 깊었던 효정씨는 사망한 가톨릭 교인의 유가족을 찾아가 장례 미사를 함께 드리며 위로하는 봉사 동아리 활동을 하기도 했다. 학기 중에는 매일 3~4시간씩만 자며 공부에 몰두하다, 겨울방학을 맞아 친구와 놀러 온 스키장에서 당한 비극이었다.
아버지 차용호(54)씨는 딸을 영영 보내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평소 “장기이식은 생명을 나누는 소중한 일”이라고 말했던 딸의 말을 잊을 수 없었다. 효정씨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지만, 고등학교 교사인 차씨는 그보다 다른 사람을 살리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차씨는 “의학도로서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어했던 효정이의 뜻을 장기기증으로라도 이뤄주자”며 힘들게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자신이 다니던 학교가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된 효정씨는 26일 새벽 심장·간 등의 장기를 6명의 사람에게 나눠주고 떠났다.
효정씨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새 삶을 주고 갔지만 가족들은 아직 숙제를 다 마치지 못했다. 스키장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아직 목격자를 찾지 못해 어떻게 효정씨가 사고를 당했는지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관할 경찰서에 요청해 스키장과 인근 지역에 목격자를 찾는다는 현수막을 붙였고, “안전요원이 효정씨를 발견할 당시 주변에 스키를 신은 여자 한 명이 서 있었다”는 한 목격자의 연락을 받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사고 현장에는 푹신한 눈밖에 없어 혼자 넘어져 뇌사에 빠질 정도로 크게 다쳤을 가능성은 거의 없고, 누군가 효정이를 치고 갔을 것”이라며 “어떻게 사고가 났는지라도 알고 싶다”며 목격자를 찾고 있다.(dragon87@snu.ac.kr)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8일이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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