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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고려대 재단, 고위험 금융투자로 100억대 손실

등록 2012-02-22 19:26수정 2012-02-22 23:37

투자금 중 일부는 경영대 신축 기부금으로 드러나
이사회 의결절차도 무시…이사장 퇴진론 등 거론
고려대 재단인 고려중앙학원이 이사회의 심의·의결 절차도 거치지 않고 재단 돈을 고위험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100억원대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단 관계자는 22일 “지난해 10월4일 기준으로 490억원의 재단 현금자산 등을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파생상품에 투자해 손실액이 250억원에 달했었다”고 밝혔다. 재단은 현금자산을 수십억원씩 쪼개 한 증권사의 주가연계신탁(ELT)과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했고, 현재는 주가가 회복되면서 손실액이 1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의 투자 손실 문제는 감사보고서로 작성돼 이사회에도 제출됐다. 재단 이사회의 지난해 10월24일 회의록을 보면, ‘법인이 유동성 현금자산의 대부분(81.7%)을 원금 손실 위험이 큰 자산에 투자해 10월4일 기준으로 원금 손실률이 50.64%에 이르고, 만기시에도 비슷한 실해(실질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가 보고됐다. 또 고위험성 자산에 투자하면서 이사회의 심의나 의결이 없었고, 이사회에 그 규모와 위험성을 보고하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5월24일 이사회에선 위험이 낮은 투자인 것처럼 왜곡 보고했다는 감사의견도 적시돼 있다.

사립학교법은 ‘학교법인 재산의 취득·처분과 관리에 관한 사항’을 이사회가 심의·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투자금 490억원 가운데 일부는 재단 자산이 아니라 경영대 건축기금인 것으로 드러나 편법 운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고대 경영대 한 관계자는 “‘신경영관’ 건립을 위해 현대자동차로부터 받은 기부금 120억원이 재단으로 들어갔으며 이 돈 역시 (파생상품 투자로) 반 토막이 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복수의 학교 관계자들은 김정배 재단 이사장이 이사회 의결 절차도 거치지 않고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한 보직교수는 “이사회에서 문제제기가 있어 이사장이 책임을 지고 임기 전에 물러나는 방안도 나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고대 교수의회 한 관계자도 “그런 사실이 있었음을 알고 있으며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고대 총학생회는 이날 재단의 투자 손실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재단은 방만한 적립금 관리를 일삼으면서 등록금 문제로 고통받는 학생들에게 고작 2% 인하라는 수치로 생색내는 것은 학생들에 대한 기만”이라고 비난했다.

재단 관계자는 총학생회와의 면담 자리에서 “투자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따로 이사회 심의·의결을 받은 적이 없다”며 “적립금을 연 3~4% 수준의 낮은 수익을 내는 데 투자해서는 학교 운영이 힘들기 때문에 (고위험 상품에) 투자했으며 손실에 대해서는 전임 사무국장이 책임지고 사퇴했다”고 말했다.


김삼호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재단의 적립금은 학교 등록금 인하, 장학금 지급 등 교육사업에 쓰일 수 있는 재산인데 이런 돈에 엄청난 손실을 끼쳤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며 “사학 재단 결정의 불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권오성 박현정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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