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동 시인(왼쪽에서 두번째)과 정진우 진보신당 비정규직 노동실장이 9일 오후 부산구치소에서 출소해 축하행사로 지지자들이 준비해온 두부를 먹고 있다. 사진 트위터 이용자 @ahb174488
재판부 “주거 일정하고 증거인멸·도주우려 없다”
지난해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버스를 기획해 집시법과 일반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송동경 시인과 정진우 진보신당 비정규노동실장이 9일 보석신청이 받아들여져 석방됐다.
부산지방법원 형사합의 6부는 9일 오전 송 시인과 정 실장에 대해 보증금 2000만원 납입과 주거지 거주 등을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송 시인 등은 이날 오후 수감 중이던 부산구치소에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두 사람에 대해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보석허가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송씨 등의 변호인단이 신청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지난 7일 송씨 등에게 적용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해산명령불응죄와 야간시위금지, 형법의 일반교통방해가 헌법에 어긋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송 시인은 지난해 한진중 사태와 관련해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장의 크레인 고공농성을 벌일 당시 희망버스를 기획해 노동·시민 연대운동을 이끌어냈다. 뿐만 아니라 기륭전자, 콜트·콜텍 등 장기 파업현장에 참여해 시와 언론기고문 등을 통해 신자유주의적 시장질서속에 신음하는 비인간적 노동환경을 고발하고 해고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송 시인은 2010년 10월26일 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 투쟁현장에서 굴착기 위에 올라 점거 농성을 하던 중 떨어져 오른쪽 발 뒤꿈치뼈를 크게 다쳐 같은 해 10월29일 서울녹색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도 했다.
2010년 12월 초까지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퇴원해 집에서 요양 중 발이 다 낫지 않은 상태로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하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2011년 희망버스 운동을 기획했다. 수술 뒤 1년 뒤에 금속판을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하는 등 치료 상황이 매우 시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 문인인 심보선 시인은 9일 <프레시안> 기고문을 통해 “이 세상에 그런 울보 시인도 없을 것이고 울보 수감자도 없을 것”이라며 해고노동자의 아픔을 누구보다 가슴 아파해온 송 시인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울보 송경동을 떠올리면서 그에게 말한다. 나는 당신이 그립다. 당신이 친구 앞에서 징징대며 시를 읽고 노래하는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 당신은 계속 싸워야 하고, 우리는 당신의 싸움을 지지한다. 우리는 지난해 부산으로 떠다는 길을 당신에게 맡겼었다. 그러니 당신이 부산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정도는 이제 우리가 맡아야 하지 않겠는가.” 김도형 선임기자 aip209@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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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동 시인
동료 문인인 심보선 시인은 9일 <프레시안> 기고문을 통해 “이 세상에 그런 울보 시인도 없을 것이고 울보 수감자도 없을 것”이라며 해고노동자의 아픔을 누구보다 가슴 아파해온 송 시인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울보 송경동을 떠올리면서 그에게 말한다. 나는 당신이 그립다. 당신이 친구 앞에서 징징대며 시를 읽고 노래하는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 당신은 계속 싸워야 하고, 우리는 당신의 싸움을 지지한다. 우리는 지난해 부산으로 떠다는 길을 당신에게 맡겼었다. 그러니 당신이 부산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정도는 이제 우리가 맡아야 하지 않겠는가.” 김도형 선임기자 aip209@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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