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쇠기는 시댁을 찾는 며느리에게만 스트레스가 아니다. 혼기를 놓친 미혼 남녀들도 “언제 결혼을 하느냐”는 부모·친인척의 공세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결혼을 늦게 하는 추세로 결혼 적령기라는 말은 도시에서는 ‘죽은 말’이 되어가고 있지만 시골에서는 아직도 결혼 여부를 따지는 풍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회사원 이아무개(32)씨는 설에 고향 내려갈 생각을 하면 벌써 머리가 지끈거린다. 아직 미혼인 그는 “장녀이기 때문인지 명절 때 집에 내려가면 친인척들이 결혼 언제 하느냐고 물어서 대답하기 난감하다”고 털어놓았다. 회사원 조아무개(32)씨도 “한살 위의 언니도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 나한테 결혼 성화는 덜한 편이지만 질문을 받을 때마다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어른들에게 짜증을 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럴 때 ‘준비된 대답’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결혼정보회사인 ‘아띠클럽’이 최근 미혼남녀 11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참고가 될만하다. ‘주위 사람이 결혼을 언급할 때 대처법’을 묻는 질문에 “결혼할만한 사람이 없네요”가 35.7%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자리를 피한다”( 32.6%), “아직 더 즐길 겁니다”(24.1%) 순으로 나타났다. “저 독신주의자입니다”라는 답변은 7.5%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김도형 선임기자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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