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속 ‘서울침낭’ 제품 검사
98%가 오리털…리콜하기로
98%가 오리털…리콜하기로
‘거위털 100%’라고 광고한 침낭의 내장재가 실제로는 오리털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소비자들의 환불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15일 등산 동호회 카페 회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캠핑파워’ 등 3개 동호회가 지난달 ‘서울침낭’에서 생산하는 ‘퍼덱스 인듀어런스’ 침낭을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에 검사 의뢰했는데, 그 결과 내장재의 98.6~98.9%가 오리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의류시험연구원은 지식경제부가 지정한 안전인증기관이다. ‘캠핑파워’ 운영자 김경환(44)씨는 “등산 애호가들 사이에서 겉감의 질이 떨어지고, 가격이 다른 거위털 침낭에 비해 20만원가량 싸 거위털이 맞느냐는 얘기가 나와 직접 확인에 나섰다”고 말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서울침낭은 해당 제품을 전량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이 침낭은 지난 2008년 생산을 시작해 지금까지 5천~1만개 가량 팔린 것으로 추산되며, 리콜 결정 뒤 하루에 1천만원 가량씩 환불해 주고 있다. 서울침낭 관계자는 “불량품이 일부 있어 고객 신뢰 차원에서 리콜을 결정한 것이지, 우리는 오리털을 거위털이라고 속인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등산 동호회 카페의 한 운영자는 “지난달 설악산에서 닷새간 조난됐다가 구조된 사람도 거위털 침낭을 썼기 때문에 살 수 있었는데, 사람 목숨과 관련된 침낭 보온재를 속이는 건 큰 문제”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표시광고 위반 건으로 보이는데 신고가 접수되면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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