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다단계’ 학교 갈취…꼭대기엔 동네 폭력배

등록 2012-01-10 20:55

강남 20여곳서 상납 받아…못채우면 무차별 폭행
피해자 “다른 지역도 비슷”…조폭 연계 등 수사확대
서울 서초경찰서는 장기간에 걸쳐 서울 강남 지역 20여개 중·고등학교 학생 700여명한테서 조직적으로 거액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상습공갈)로 이아무개(21·무직)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아무개(18·무직)군을 구속하는 등 관련자 50여명가량을 수사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와 구아무개(20·무직)씨는 2009년부터 학교 및 동네 후배인 김군과 이아무개(18)군 등 4명에게 금품을 주기적으로 상납하도록 요구해, 명품 의류와 시계·현금 등 수천만원에 달하는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180㎝의 키에 유도사범 출신으로 김군 등이 상납 액수를 채우지 못하면, 유도복을 입히고 대리석 바닥에 수십 차례 ‘업어치기’를 하거나, 헤드기어를 쓰게 한 뒤 주먹과 발로 온몸을 마구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또 김군 등에게 “(경찰에) 신고하면 예전의 어떤 놈처럼 병신을 만들어 버리겠다”며 협박을 해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씨가 조직폭력배들과 연결됐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씨의 지시를 받은 김군 등은 상납금과 유흥비를 마련하려고 다시 자신들보다 어린 중학생이나 자퇴한 10대들을 ‘먹잇감’으로 삼았다. 이에 신아무개(16)군과 박아무개(17·무직)양 등은 김군이 시킨 대로 강남 일대에서 각자 담당할 학교를 나눠 학생들에게 수시로 ‘돌체 앤 가바나’ 바지, ‘캘빈 클라인’ 시계, 아이팟 등의 물건이나 돈을 빼앗는 등 피해가 다단계식으로 확대·재생산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금보다 주로 옷이나 시계 등을 요구한 것은 피해 학생들이 부모에게 돈을 달라고 하는 것보다 옷을 사달라고 하면, 부모가 의심을 덜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군 등이 상납액수를 채우지 못하면 김군 등은 수업중에도 오피스텔이나 동네 공원으로 학생들을 집합시켜 팔을 묶은 채 쇠파이프 등으로 온몸을 때렸고, 여학생들에게는 성적 수치심을 느낄 욕설을 했다. 박양 등은 자살 충동도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군처럼 김군 등한테서 폭행을 당하면서 다른 학생들에게서 금품을 빼앗아 온 것으로 보이는 10대 50여명을 수사선상에 놓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부석 서초서 여성청소년계장은 “서울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대가리’라고 불리는 10·20대들에 의해 금품 갈취가 이뤄진다는 피해 학생들의 진술이 있어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피해 금액이 수억원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