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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트위터 하면서 난 이렇게 변했다

등록 2012-01-08 20:29수정 2012-01-08 20:53

2012 트위플 혁명 ③ 140자의 일상
31살 주부: “잘 몰랐던 왕따문제 관심 갖게 돼”
26살 공무원 : “정치인 트위터 보고 지지정당 바꿔”
조사에 응한 8명중 5명
“정치대화 예전보다 늘어”

‘경험추출조사’에 응한 8명의 정치 성향은 트위터로 인해 작지 않은 변화를 겪었다.

주부 박주영(31)씨는 2008년 총선 때 투표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아닌 후보는 찍어봤자 뽑히지 않을 것 같았다”고 박씨는 말했다. 그는 부산에 산다. 선거 때마다 한나라당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정당 후보에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았다. 정치학 개념을 빌리자면, 자신의 참여를 통해 현실 정치가 바뀔 것이라는 ‘정치효능감’이 부족했던 셈이다.

박씨는 지난해 5월부터 트위터를 시작했다. 팔로잉·팔로어 수 모두 4천명이 넘는다. 주로 육아·건강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트위터를 시작했지만, 정치·사회에 대한 트위트도 계속 살펴보고 있다. “아이들 키우느라 뉴스를 못 봤는데, 왕따로 자살한 학생 유서가 트위터에 올라오면 아무리 사회 문제에 무관심했어도 새삼 관심을 갖게 된다”고 박씨는 말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지지 정당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올해 총선·대선에선 “어느 당을 지지하면 좋을지 유심히 살펴서 적극적으로 투표할 계획”이다. 제약회사에 다니는 양혜림(28)씨의 생각도 같다. 양씨 역시 2008년 총선 때 투표하지 않았지만, 2012년에는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결심했다. 지지 정당은 “고민중”이다.

공무원 정승주(가명·26)씨는 트위터 사용 이후 지지 정당에 변화가 생겼다. 정씨는 원래 진보신당을 지지했지만 이제 민주통합당을 지지한다. “노회찬·심상정 전 의원의 트위트를 보면서 진보신당이 스스로 무너지는 것을 봤다”는 정씨는 “반면 최재천 전 의원의 트위트를 보니 민주당도 점점 진보 성향이 강해지면서 내가 원하는 걸 추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 하는 정치인을 통해 정당의 변화를 읽었다.

비정규직 송연희(27)씨도 같은 과정을 거쳤지만 결론은 다르다. 그는 트위터를 쓴 뒤 민주당 지지를 접었다. 광주에 사는 송씨는 스스로 “전라도니까 민주당이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트위터에서 보니까 민주당도 딱히 잘하고 있는 것 같지가 않아서, 올해 선거에는 후보마다 자세히 살펴보고 찍으려 한다”고 말했다.

기존의 정치적 신념이 더 강화된 경우도 있다. 한나라당 지지자 최재홍(가명·32)씨는 “트위터 사용 뒤 더 보수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트위터에서 본 진보 성향 트위트에 대한 반감이 더 심해졌다는 것이다. 진보신당을 지지했던 민철기(가명·44)씨는 통합진보당을 지지하고, 직장인 이유정(37)씨의 지지 정당은 트위터 사용 전후 모두 창조한국당이다. 두 사람 모두 트위터 사용을 통해 “거대 야당에 희망이 없다”는 생각을 굳혔다.

정치적 신념에 상관없이 이들의 오프라인 정치 대화가 더 강화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8명 가운데 5명은 “트위터 사용 이후, 정치 관련 대화를 친구·가족·직장동료 등과 더 많이 나누게 됐다”고 답했다. 과거에는 정치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웠지만, 정치인들과 트위트를 직접 주고받다 보니 정치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거나(정승주), 트위터에서 정치 관련 뉴스·의견을 지속적으로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치를 화제로 꺼내게 됐다(양혜림)는 것이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① 트위플의 선택
▷ ‘트위플 혁명’ 선거를 점령한다
▷ [트위터 민심] 안철수엔 호감·지지…박근혜엔 반감·비판
▷ [주요 관심사] 140자의 정치발언대, 평균 리트위트 26회 ‘교감의 용광로’
▷ [트위플은 누구] 트위터 이용 77%가 2030…네트워크를 점령하다

② 리트위트의 힘
▷ [2010-2011년 비교분석] 트위터 하다보니, 정치가 야구만큼 재미있더라
[전문가 분석] 고정된 소수의 트위터 여론 지배? 지나친 단순화다
▷ [의견 지도자] 오피니언 리더에 쫄지마!
▷ [새 미디어] 정보에 의견·감정 ‘톡톡’…정치대화 벽을 허물다

③ 140자의 일상
▷ [2011년 12월26일 8명의 주요 활동] 9시뉴스가 보여주지 않는 세상에 접속하다
▷ [3천명 비교분석] 콘서트 가고 책 읽고…트위터 사용자들이 문화활동 더 활발
▷ [난 이렇게 변했다] 주부 “잘 몰랐던 왕따문제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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