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덕담나눠
“몇일 아니었지만 먼곳 다녔다가 다시 돌아오니…모든분께 감사”
“몇일 아니었지만 먼곳 다녔다가 다시 돌아오니…모든분께 감사”
김문수 경기지사가 건 119 전화를 장난전화로 오인했다가 지난 23일 포천과 가평소방서로 전격 전보됐던 경기 남양주 소방서 오아무개(35) 소방위와 윤아무개(51) 소방교가 7일만에 남양주서로 원대 복귀해 김 지사와 만났다.
김 지사는 30일 오전 10시 남양주소방서를 방문해 상황실을 둘러본 뒤 오 소방위 등 복귀 소방관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사실 처음에 답을 안하니 제가 이해가 안 가서 좀 당황했다”며 “갑자기 다른 데로 보내니까 과하지 않은가 그렇게 충분히 생각하실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들을 위로했다.
오 소방위는 이에 대해 “장난 전화라고 그냥 판단해 버린 점은 저희가 잘못됐다. 전화 걸 때 안내에서 소방서라고 나오니까 규정을 따르지 않고 전화를 그냥 받게 됐다. 어디 소방서 누굽니다라고 받는 게 맞는데 기본적인 부분을 간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소방교는 “공무원으로서 지켜야 할 규정이 있는데 게다가 화제가 아니라도 생활민원 등 모두 접수를 받아야 함에도 그냥 지나친 것 같다”며 “상황 근무는 소방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 기회를 거울 삼아 더 철저히 근무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자신이 지난 19일 남양주소방서 상황실로 전화를 걸게 된 경위도 설명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시공사 감사를 했던 분이 암에 걸려 남양주로 병문안을 갔는데 위험한 상황이라 소방서에서 운영하는 중형 구급차를 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려고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김 지사는 전보 조치와 관련해 “소방관들이 도지사 전화도 소홀히 받는데 시민 전화는 어떻게 받을까 의아해서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경위를 파악하라고 말한 게 징계까지 확대된 것 같다”며 “애초부터 징계할 사안이 아니라고 분명히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남양주서의 119 전화 사태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마음 고생이 적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김 지사는 “이번 일로 119대원을 괴롭히는 사람으로 된 것 같아 나도 참 마음이 아프고 괴로웠다”며 “우리가 나쁜 관계도 아닌데 온갖 패러디가 다 돌고 그랬다. 무엇보다 가족들이 걱정이 많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윤 소방교는 “이슈화가 되다보니 가족들도 알게 됐다”며 “많은 분들이 염려해 죄송스러웠다”고 말했다. 오 소방위도 “몇일 아니었지만 먼 곳으로 다녔다가 다시 돌아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용삼 경기도 대변인은 “어제 이들 소방관을 만나려고 했으나 전보 인사를 다시 내야하는 문제가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오늘 만나게된 것”이라며 “결자해지 차원에서 만난 것 “이라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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