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왕따…학부모 대처법은
“왜 당하냐” 꾸중은 금물
담임과 상담부터 해야
“상대 고통주는건 폭력”
가해 자녀에 가르쳐야
“왜 당하냐” 꾸중은 금물
담임과 상담부터 해야
“상대 고통주는건 폭력”
가해 자녀에 가르쳐야
같은 반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구의 중학생 김아무개(14)군은 자살 직전까지 부모에게 고통을 털어놓지 못했다. 이 사건이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왕따·학교폭력 대처 과정에서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학교폭력 상담 전문가들은 학교나 사회에서 폭력예방교육을 아무리 많이 하더라도 가정에서 반복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으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대표는 “피해학생의 가정상담을 해보면, 부모가 자녀에게 ‘XX 같이 왜 당하냐’며 오히려 아이에게 상처를 입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아이가 고민을 얘기했다가 핀잔이나 꾸중을 들으면 말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왕따나 괴롭힘이 일어나면 신고를 하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을 갖도록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도 지난 28일 ‘아이가 피해자인 것을 알게 된 경우 학부모 대처 요령’을 발표했다. 이를 보면, △아이의 몸에 상처가 자주 생기거나 △이유없이 학교에 가기를 두려워하는 경우 △전화가 올 때 다른 방에 가서 몰래 받는 경우 △용돈 외에 자꾸 돈을 많이 달라고 하는 경우 등 자녀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일 때는 그냥 지나치면 안 된다.
자녀의 피해사실을 알게 될 경우, 자녀보다 더 흥분해 가해학생들에게 달려가 욕설을 하거나 혼을 내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아이가 부모에게 말하는 걸 꺼리는 이유가 바로 부모의 직접적인 개입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대신 담임과 대화를 나누면서 적절한 대응방안을 찾아야 한다.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도 자녀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런 과정이 잘 이뤄지려면 평소 자녀의 친구관계, 학교생활, 방과 후 일상생활에 대한 부모의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평범해 보이는 내 아이가 학교에서 폭력을 저지르지는 않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손재환 한국청소년상담원 선임상담원은 “인정욕구가 강한 아이들이 가정에서 소외당한다고 느끼면,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을 따돌리면서 불만을 푸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손 선임연구원은 또 “가해학생들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자기방어를 하게 마련이므로, 부모는 자녀의 말만 믿지 말고 가해 사실 여부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하려는 노력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정실 대표는 “아이들이 ‘장난삼아 했다’고 변명할 경우 ‘장난은 둘이 같이 즐거워야 장난이지 상대가 고통스러운 건 장난 아니라 폭력’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가르쳐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자세한 내용은 <한겨레> 육아사이트 베이비트리 누리집(ibabytree.c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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