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서 범행 혐의 4명 구속
이번 피해자도 사건 부인하다
문화재급 백자 되찾으려 시인
이번 피해자도 사건 부인하다
문화재급 백자 되찾으려 시인
현대그룹 대북송금 사건 핵심인물로 최근 귀국해 검찰조사를 받은 김영완(58)씨의 집에서 9년 전 100억원대 금품을 훔쳤던 범인이 또다시 강도짓을 저질렀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6일 고급 주택에 흉기를 들고 침입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 등)로 장아무개(57)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장씨는 지난 2002년 3월 김영완씨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에서 91억원어치의 양도성 예금증서(CD)와 현금·수표 7억원 등을 털었던 9인조 떼강도 중 한명으로 7년간 감옥생활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2003년 현대그룹에서 양도성 예금증서 150억원 상당을 건네받아 돈세탁한 뒤 정치권에 전달한 무기중개상이다. 당시 김씨는 도둑을 맞고 9개월이 지나서야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다.
장씨는 지난 3월 김아무개(44)씨 등 공범 3명과 함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고급 주택에 들어가 1억원가량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 등은 조선 후기 백자(사진)와 원화·엔화·달러화 등 현금 3000여만원, 금괴(5000만원), 귀금속(1200만원) 등의 금품을 털어 달아났다. 이들은 집에 있던 주부 이아무개(46)씨와 가정부 2명, 중고생 아들과 딸을 흉기로 위협한 뒤 줄로 묶어놓고 집안을 뒤진 것으로 드러났다.
9년 전 도둑을 맞았던 김씨처럼 피해자 이씨는 경찰에 도난 신고도 하지 않고, 경찰이 수사 협조를 요청하자 도둑이 든 사실 자체도 부인했다. 경찰이 지난달 말 강도들을 체포하고 백자를 찾았다고 연락한 뒤에야, 이씨는 이를 돌려받기 위해 남편 회사의 비서실장을 시켜 피해진술서 한 장을 보내왔다.
경찰이 문화재청에 압수한 백자에 대한 감정을 의뢰한 결과,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문화재급 백자로 밝혀졌다. 문화재청은 매화와 대나무가 그려진 이 백자의 제작연대를 18~19세기로 추정한 뒤 “조선 후기 백자 연구 자료로 가치가 있는 문화재”라고 감정했다. 이씨는 피해진술서에 ‘선대부터 내려오는 백자’라고 적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피의자들은 경찰에서 “백자를 30억원에 팔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장씨는 지난 7월 또다른 공범 강아무개(37·미검)씨 등 2명과 함께 서울 종로구 청운동에 사는 의사 이아무개(73)씨의 집에 침입한 뒤 아내와 아들을 위협해 시계와 현금 등 금품 1200만원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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