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판사 글 ‘찬반논쟁’
“TF 아닌 다른방식 논의” 제안도
“TF 아닌 다른방식 논의” 제안도
김하늘 인천지법 부장판사의 한-미 에프티에이(FTA) 관련 주장을 놓고, 법원 판사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 모두에서 뜨거운 찬반 논쟁을 벌였다.
법원 내부 게시판에서는 이날 오후 5시 김 부장판사의 글에 댓글 171개가 달렸다. 김 부장판사는 “이렇게 빨리, 많은 판사들이 공감해 주실 줄은 정말 몰랐다. 너무 감동스럽고 가슴이 벅차다. 그리고 용기가 난다”며 “청원문을 작성하고, 대법원에 연락해 대법원장님을 만나뵐 수 있는 일정이 마련되는지 협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고등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우리 국민이 관련된 사건을 제3의 기관에서 재판하는 문제는 미리 검토를 했어야 했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투자자-국가 소송제(ISD)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며 “비준안이 통과된 마당에 (티에프의 의견이) 효력은 없겠지만 대통령이 재협상을 하게 되면 참고 의견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부장판사는 “입법 과정에서 국회가 관련단체에 의견을 묻듯이 에프티에이 추진 과정에서도 정부가 사법부에 의견을 물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김 부장판사의 의견 표명이 부적절하고, 티에프 구성 논의도 ‘월권’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등법원의 한 배석판사는 “이념적·지역적 갈등이 있는 우리 사회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판단자인 판사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은 안 하는 게 낫다”며 “법관은 사건화가 되면 그걸 판단하는 사람이며, 에프티에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행정부의 영역이기 때문에 법원이 연구 티에프를 만드는 것은 삼권분립과도 안 맞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에프티에이 발효로 재판권을 빼앗길 수도 있으니 법률가로서 의견을 밝힐 수는 있지만, 티에프를 구성하자는 결론은 좀 생뚱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중견판사도 “티에프 구성 제안은 법률적인 의미가 아니고 정치적인 반대를 위한 디딤돌이 될 가능성이 높아, 결국 정치적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규 황춘화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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