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의 사업구조 개편 과정에서 노조원들과 격한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농협노조는 29일 농협 이사회를 저지하기 위해 서울 서소문 농협 본점 2층 중회의장을 전날 밤부터 점거하며 농성했다. 이에 농협 쪽이 경찰력 투입을 요청했으며, 이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져 노조 간부 등 44명이 무더기로 연행됐다. 노조원 200여명은 본점 마당에서 항의 집회를 벌였으며, 이사회는 신관으로 옮겨 진행했다.
허광 농협노조 정책실장은 “이사회 안건에는 농협법 개정에 따른 농협 조직 개편과 지주회사별 인원조정안 등이 포함돼 있다”면서 “조합원 신분 변동이 있는 주요 사안을 노조와 사전 협의도 없이 밀어붙이려 해서 점거농성을 벌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중앙회를 금융지주회사와 경제지주회사로 분리하는 사업구조 개편이 이미 ‘누더기가 됐다’는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 애초 6조원으로 잡았던 정부의 자본금 지원이 현물 출자 등으로 변질 ·축소되면서 분리 이후의 경영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가 하면, 정부 지원에 기댈 게 아니라 협동조합의 취지에 맞게 농협 스스로 자본금을 조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농협노조는 이미 국회를 통과해 내년 3월2일 시행을 앞둔 농협 사업구조 개편안을 반대하고, 애초 예정대로 2017년부터 자력으로 농협 사업구조를 개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농협 내부에서는 최근 선거에서 연임된 최원병 현 농협중앙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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