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S 구명 청탁’ 뇌물수수 혐의
이명박 정권의 창업공신이자 핵심실세 중 하나로 꼽히는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신 전 차관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 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팀장, 문화관광부 1·2차관을 역임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이국철(49) 에스엘에스(SLS)그룹 회장과의 ‘후원 관계’에 발목이 잡혀 정권 출범 4년차에 결국 수의를 입게 됐다.
28일 신 전 차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담당한 김상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이날 밤 10시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 전 차관의 구속영장은 밤 11시께 집행됐다. 신 전 차관은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짧게 답한 뒤 수사관과 함께 승합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신 전 차관은 이 회장한테서 그룹의 신규 사업 추진과 퇴출 저지 등의 청탁과 함께 에스엘에스그룹의 법인카드를 받아 1억여원을 사용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뇌물)를 받고 있다. 지난달 20일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추가 수사에 돌입한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가 이번에는 신 전 차관이 받은 금품의 대가성 입증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추가 수사 과정에서 에스엘에스조선에서 작성한 ‘국내 조선업계 동향’ 문건을 신 전 차관의 개인용 컴퓨터에서 확보했고, 이 자료는 신 전 차관이 받은 금품의 대가성을 보여주는 중요 물증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 전 차관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캠프인 ‘안국포럼’과 인수위에서 일하던 2007년 1월부터 2008년 3월까지 리스료(1400만원 상당)를 대납해주겠다는 한 업체 대표에게서 그랜저 차량을 무상 제공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고 있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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