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최종애(31) 과장, 신정은(24) 실장, 조희재(32) 대표
사회적 중개업소 ‘골목바람’…저소득층엔 무료 등 주거복지 활동
“형편이 어려운 사람은 중개 수수료가 공짜입니다.”
올해 4월 서울 신림동 골목에 ‘착한 부동산’ 골목바람이 문을 열었다. 시민단체 활동가 출신 조희재(32·오른쪽) 대표와 함께 최종애(31·왼쪽) 과장·황민지(26) 팀장·신정은(24·가운데) 실장 등 20대와 30대 초반 젊은이 4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조 대표는 “저가 원룸촌으로 2,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많은 곳에서 일을 시작하고 싶었다”고 신림동에 자리한 이유를 말했다.
그가 ‘집은 인권’이라는 모토로 사회적 부동산을 운영하기로 마음 먹은 데는 시민단체 활동 경력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2005~07년 서울 관악지역 자활센터에서 건강이 좋지 않은 홀몸노인들을 돌보는 간병사업단 팀장으로 활동했다. 2008년 아버지의 조언에 따라 부동산 중개인 자격증을 땄다는 그는 “그때부터 전공과 부동산을 연계한 주거복지 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듬해 성공회대에서 사회적 기업 교육을 받고 부동산 중개업도 사회적 기업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찾았다.
골목바람은 소외계층에게는 무료로 집을 구해준다.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는 중개 수수료를 받지 않고 또 일반 세입자에게서 받은 수수료의 3%는 세입자 명의로 지역 사회단체에 기부한다. 지역 공동체성 회복을 위해 세입자 교류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객이 잔금을 치르고 계약절차를 마치면 중개인과 인연도 끝이지만, 골목바람은 젊은 세입자들과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 1인 가구인 젊은 세입자들이 서로 의지할 수 있도록 ‘등산’ 등의 모임을 통한 소통의 장도 마련하고 있다.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세입자 모임도 만들고 있다. 그는 “출퇴근길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고 있어 골목바람은 주위 젊은이들이 모이는 사랑방 구실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집이 투자와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가족과 개인의 삶의 터전이라는 인식이 뿌리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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