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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성적 압박’에 고교생들 극단 선택

등록 2011-11-25 09:27

고3수험생은 엄마 살해…특목고생은 지하철에 몸던져
학교 성적 문제로 갈등을 빚던 어머니를 살해하고 8개월 동안 시신을 방안에 방치한 채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치른 고3 학생이 경찰에 붙잡힌 데 이어, 최근 대학 입학시험에서 떨어진 특수목적고 학생이 전동차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일어났다. 두 사건 모두 경쟁 위주의 교육과 입시가 부른 비극이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24일 어머니 박아무개(51)씨를 칼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썩을 때까지 방에 둔 혐의(존속살해 및 사체유기)로 지아무개(18)군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지군은 지난 3월13일 오전 11시께 서울 광진구의 다세대주택 자택에서 부엌에 있던 흉기를 어머니에게 휘둘러 숨지게 한 뒤 8개월간 시신을 숨겨둔 혐의를 받고 있다.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던 지군은 경찰에서 “어머니가 ‘학부모 방문의 날’인 다음날 학교에 오기로 돼 있었는데, 전국 4천등인 모의고사 성적표를 전국 62등으로 위조한 게 들통나면 어머니에게 무서운 체벌을 받게 될까 봐 겁이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또 이날 오후 4시30분께 부산 북구 도시철도 2호선 동원역에서 광주광역시 특수목적고 2학년생인 김아무개(17)군이 철길에 몸을 던져 전동차에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도시철도 역사 내부의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화면을 확인한 결과 김군은 철길에 먼저 내려가 있다가 전동차가 진입할 때 몸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군 가방에선 나온 메모지에 ‘살기 싫다. 부모님께 미안하다’는 내용을 적은 유서가 발견됐다.

김군은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와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의 고교 조기졸업자 전형에 지원했으나, 2주 전쯤 떨어졌다고 김군이 다니는 학교 쪽은 밝혔다. 김군은 지난 13일 광주 집에 ‘집을 나가니까 찾지 말라’는 쪽지를 남기고 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훈, 광주/안관옥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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