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중구 봉래동 롯데마트 고기 판매대에서 한 시민이 미국산 돼지고기를 고르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수입량 올해들어 3배↑ 33만t
FTA 발효뒤 2016년 관세 철폐
FTA 발효뒤 2016년 관세 철폐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이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세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 미국산 돼지고기의 관세가 2016년 1월1일까지 철폐되면, 미국산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10일까지 수입된 돼지고기는 32만9743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 15만1889t의 2.17배에 이르렀다고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가 24일 밝혔다. 이 가운데 미국산은 12만997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1888t보다 3.1배 늘어났으며, 돼지고기 수입물량에서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39.4%로 높아졌다.
미국 다음으로는 캐나다산이 많아, 지난해보다 갑절 늘어난 4만3924t에 이르렀다. 독일(3484t→2만564t), 네덜란드(1만1412t→1만6565t), 프랑스(1만2160t→1만4828t), 오스트리아(1만2232t→1만5896t) 등 유럽산 수입도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돼지고기 수입이 이처럼 많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겨울 이후의 구제역 여파로 국내산 돼지고기 공급량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가격잡기에 매달린 정부가 무관세를 적용해 돼지고기 대량 수입을 부추기는 데 한몫했다는 지적도 있다.
쇠고기 수입량도 1년 전의 21만492t보다 20.3% 늘어난 25만3132t에 이르렀다. 미국산은 지난해 7만8129t에서 올해 9만4384t으로 20.8% 증가했다. 이런 추세면 연말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10만t을 넘어설 게 확실시된다. 2003년 광우병 발생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중단됐다가 재개된 뒤로 수입 물량이 10만t을 넘어선 적은 없었다. 오스트레일리아산 쇠고기도 올해 12만4857t 수입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만2761t보다 21.5% 늘었다.
자유무역협정의 잇단 발효로 수입산 고기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수입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미국산 돼지고기는 자유무역협정의 최대 수혜품목으로 내년 이후 시장점유율을 급속히 확대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돼지고기 관세율은 지금의 22.5~25%에서 2016년 1월1일까지 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줄어 0%로 전면 철폐된다. 5~10년에 걸쳐 서서히 관세가 철폐되는 유럽연합산보다 가격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쇠고기 관세(40%)는 미국과 유럽연합 똑같이 15년에 걸쳐 철폐된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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